박종민 기자주택 매입을 위해 금융기관 차입이 늘면 3분기 가계의 여윳돈이 전분기보다 3조원 넘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자금순환(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37조7천억원으로 전 분기(41조2천억원)보다 3조5천억원 감소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금융자산 거래액(자금운용)에서 금융부채 거래액(자금조달)을 뺀 값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김성준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여윳돈(순자금 운용액)이 줄어든 데 대해 "가계 소득은 늘었지만, 주택 취득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3분기 자금 운용은 57조6천억원으로 2분기 55조7천억원에서 1조9천억원 증가했다.금융기관 예치금은 줄었지만 지분증권,투자펀드,보험,연금 준비금을 중심으로 자금운용이 확대된 결과다.
이 기간 자금조달은 14조6천억원에서 19조9천억원으로 5조3천억원 늘었다.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금융기관 차입이 늘어나면서다.
비금융 법인기업(일반기업)의 지난해 3분기 순자금조달 규모는 25조5천억원으로 전 분기 23조7천억원에서 확대됐다. 기업 순이익은 축소됐지만 기업의 고정자산 투자가 전 분기보다 소폭 확대된 때문이라는게 한은 설명이다.
일반정부는 2분기 순자금조달(-1.1조원)에서 3분기 순자금운용(+18조7천억원) 상태로 돌아섰다.
한편 지난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8%로, 전분기(91.1%)보다 축소됐다. 명목 GDP 증가율에 비해 가계부채 증가율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김 팀장은 "4분기에도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