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집회를 열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을 반대하고 있다. 박희영 기자12·3 내란사태의 우두머리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사흘째인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 비판 집회가 곳곳에서 열리며 혼란이 극에 달했다.
윤 대통령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보낸 감사 편지에 호응하듯 체포영장에 반발하는 관저 앞 집회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일부 참가자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 같은 대통령 수호 집회는 밤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대통령 관저 주변으로 집결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체포영장 집행 시 이를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오후 한 때 관저로 통하는 길목마다 모여 차량을 막아 세우거나, 팔짱을 끼고 도로에 드러누워 길목을 점거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서울 용산구 볼보빌딩와 한남초등학교를 잇는 인도가 막히면서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전날 지지자들에게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점도 이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참가자는 "(윤 대통령이) 짠하다.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말씀하셔서 우리는 용기가 더 난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후 4시 37분쯤 5차 해산 명령에도 불응하는 일부 지지 집회 참가자들을 강제 해산시켰다. 이와 별개로 서울 용산경찰서는 관저 인근 한강진역 2번 출구 쪽에서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가한 남성 1명과 여성 1명 등 총 2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장에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의 이동 조치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2일 오후 10시까지도 한남초등학교 옆 도로를 점거하고 '윤 대통령 체포 저지' 시위를 이어갔다. 박희영 기자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는 관저에서 200m쯤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윤 대통령 수호 집회를 오후 10시 이후에도 이어가고 있다. 경찰 비공식 추산 1만 1천여 명이 참석한 이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빨간색 안내봉 등을 손에 들고 "탄핵 무효", "계엄은 정당하다", "대통령 윤석열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면 이날 오후 7시 170여개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대통령 관저 앞 한강진역 2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즉각적인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다. 비상행동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헌법파괴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공범 국민의힘, 즉각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연단에 오른 한 20대 여성은 "폭력 사태로 인해 내란 지지 세력 중 한 명은 현행범으로 체포될 정도였다"며 "내란 지지 세력은 (윤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 무대 설치도 방해하며 난동을 부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을 선동한 내란수괴 윤 대통령에 대해 분노한다"며 "또 한 번 자신의 안위를 위해 시민들을 폭력에 몰아넣고 있다"고 규탄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한강진역 2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즉각적인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다. 박희영 기자한 30대 남성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공수처와 경찰의 길을 막자고 선동하며 바닥에 드러누워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을 폭행하는 현장을 목격했다"며 "어제 윤석열이 '끝까지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그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자신이 체포당하지 않기 위해 내란을 옹호하고 자신의 체포를 방해하라고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것이야말로 폭동이자 제2의 내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