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1조 원대에 머문 가운데, 지난 한 해 가계대출은 전년보다 약 42조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를 맞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워진 은행들은 대출 억제 조치를 풀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4조 3995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말(692조 4094억 원)보다 41조 9901억 원, 11월 말(733조 3387억 원)보다는 1조 608억 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월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해 8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주택 매매가 늘면서 역대 최대 수준인 9조 6259억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9월에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금리 인상, 은행의 취급 제한 등으로 인해 5조 6029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수도권 등 주택 거래도 한풀 꺾이면서 10월(+1조 1141억 원)과 11월(+1조 2575억 원), 12월까지 석 달 연속 1조원대에 그쳤다.
한편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주도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578조 4448억 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529조 8922억 원)보다 48조 5526억 원 늘었다.
다만 11월 말(576조 9937억 원)보다는 1조 4511억 원 증가에 그쳐 지난 8월(+8조 9115억 원), 9월(+5조 9148억 원)에 비하면 증가 폭이 축소됐다.
신용대출 잔액은 11월 말 104조 893억 원에서 12월 30일 103조 9007억 원으로 1886억 원 감소했다. 다만 여기에는 12월 31일 수치가 포함되지 않았다.
12월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한다면 지난 7월(-1천713억원) 이후 5개월 만으로, 30일까지의 잔액은 2023년 말(106조 4851억 원)과 비교하면 2조 5844억원 낮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지난해 7~8월 이후 금리 인상, 한도 축소 등으로 높여왔던 가계대출 문턱을 새해부터 낮추겠다고 밝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일제히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MCG) 적용을 재개한다.
모기지보험은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할 수 있다. 따라서 보험이 다시 적용되면 서울 지역의 경우 5천만 원 이상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1억 원으로 묶여있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 역시 신한·우리은행은 2억원으로 늘리고, 국민은행은 아예 한도를 없애기로 했다.
다만 유주택자의 주택구입목적 주담대는 여전히 하나은행만 다루고 있다. 국민·신한은행은 전 지역에서, 우리·NH농협은행은 수도권에 주담대를 막았다.
또 1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전세대출 취급을 제한해왔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관련 규제를 풀기로 했다.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도 올해부터는 하나은행뿐 아니라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받을 수 있다.
비대면 대출을 계속해왔던 국민은행에 이어 신한·하나·농협은행은 연말 연초 비대면 대출을 재개한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을 재개했지만 비대면 신용대출 판매 중단은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