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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사흘째 검경 진상규명 수사·사고조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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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사망자 179명 中 164명 신원 확인…장례 논의
희생자 3명 장례식장 안치…광주 2명·서울 1명
검·경 수사본부 구성해 인력 투입…2차 현장 수습
국토부, 미 교통안전위원회 등 합동 조사 돌입

30일 밤 전남 무안군 망운면에 위치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2차 현장 수습이 진행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30일 밤 전남 무안군 망운면에 위치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2차 현장 수습이 진행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
179명이 숨진 전남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31일 경찰이 희생자 신원 확인 작업과 사고 현장 추가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신원 미확인 희생자 10여 명…오늘 확인 완료될까


전남경찰청은 30일 오후 8시 기준 희생자 179명 가운데 164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보다 앞선 오전 11시쯤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탑승자 35명과 대조 시료인 유가족 DNA 등 34건을 합쳐 총 69명의 DNA를 헬기로 이송해 강원 원주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에 긴급 감정 의뢰했다.

제주항공 참사 수사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남경찰청 나원오 수사부장은 "30일 오전까지 모든 희생자 신원 확인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참사 현장에서 수습한 희생자들의 시신 훼손 정도가 심각해 장례절차를 위한 시신 인도는 열흘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의 1차 수습 결과 사고 현장에서는 신원 확인이 가능한 수준의 희생자 유해가 606개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 본부장은 "희생자를 유가족에게 인도할 수 있을 정도의 비교적 온전한 시신은 5구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5구는 유족에 인도할 수 있지만 차후 일부 유해가 더 발견될 수도 있어 유가족의 동의를 받은 뒤 인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맨눈으로는 시신을 맞춰볼 수 없는 탓에 발견된 606개체 모두 DNA 감정이 끝나야 남은 174명의 희생자 검시·검안과 유가족 인도 절차가 가능하다.

나 본부장은 "중간에 시신 복원이 이뤄지더라도 차후 신체 일부가 추가로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신들이 온전치 않아 DNA 검사를 수백 번 진행해야 한다"며 "검체를 채취하고 이를 배양하는 등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 신원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시 영안소에서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지문 대조 등을 통해 1차로 신원을 확인하지만 훼손 상태가 심각해 지문 대조 등이 어려운 희생자들은 가족과 DNA를 일일이 비교하고 있다.

경찰은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유전자 신속 판독기 추가 투입해 운용하고 있다.

경찰은 26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투입한 2차 현장 수습을 진행해 추가 희생자 유해 파악과 분실물 등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 투입된 유전자 신속판독기 사진. 전남경찰청 제공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 투입된 유전자 신속판독기 사진. 전남경찰청 제공

검찰 검시 필증 남아…장례 언제쯤


검찰도 본격적인 원인 규명 등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광주지검도 지검장을 본부장으로 검사 16명으로 구성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신원 확인과 시신 인도 작업에 투입됐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는 검찰 등 수사기관이 발급하는 검시 필증이 유족에게 전달되어야 하는데 현재 무안공항 현장 임시안치소에서 절차를 모두 완료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희생자 신원 확인과 시신 인도가 끝나면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수사에도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전날 5구의 희생자 시신 중 일부가 처음으로 가족들에게 인도됐다. 광주에 연고를 둔 2명의 희생자 시신은 광주에 있는 장례식장 2곳에 각각 안치됐다. 이 가운데 한 남성 희생자는 함께 참변을 당한 희생자 아내의 신원이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아 유족이 장례를 잠시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 연고를 둔 1명의 시신도 유족 인도 절차를 거쳐 서울 소재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유가족 대표협의회 측은 이날까지 검시 절차가 끝난 희생자 90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장례를 치르거나 임시 안치할 예정이다.

사고 조사 본격화…기록장치 판독에 美 투입


사고 조사와 관련해서는 관제 교신자료 수집과 관련 관제사 면담 등을 진행됐다. 또 사고 현장에서 수집한 2개의 블랙박스는 김포공항 시험분석 센터에 전날 오후 3시쯤 도착해 상태 확인을 거쳤다.

이 가운데 비행기록장치에 일부 파손이 있지만, 음성기록 장치는 온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2시간의 모든 교신 내용이 녹음돼 있는 음성기록 장치가 이번 사고에서 불타지 않은 꼬리 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사고 경위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토부에서 조사 진행 과정 중간 공개는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완전히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미국의 협조도 이뤄진다.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 2명, 항공기 제작사 보잉 관계자 2명이 전날 저녁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 제조사인 CFMI도 참여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는 "메일을 통해 이들의 한국 도착 사실을 전달받았다"며 "이날 오전 중 만남을 가진 뒤 오전 10시에 관련 진행 상황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는 전 세계 항공 사고 조사 등을 담당하는 독립 연방정부 기관으로 NTSB 사고 조사 팀에는 사고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사와 미 연방항공청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이와는 별도로 국토부는 사고 당시 근무했던 관제사 등을 통해 사고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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