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박종민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12·3 내란사태'로 탄핵소추된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까지 탄핵 소추되면서 헌법재판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헌법재판관 '6인 체제'로 선고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도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심판 청구가 이어지는 등 연이어 과제를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7일 국회가 청구한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과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하고 처리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헌재는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와 관련해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 200석을 기준으로 적용해야 할지, 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에 대한 일반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과반수, 151석을 적용해야 하는지 헌법적 해석을 내려야 한다.
우선 헌재는 재판관 6인 체제로 결정을 선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부터 내야 한다. 앞서 헌재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가처분 사건 결정 당시 6인 체제로 탄핵심판 사건의 심리와 관련 검토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선고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현 상태로도 탄핵 심리는 가능하지만, 단 한 명만 반대해도 탄핵은 기각되는 만큼 헌재가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심판이라는 중차대한 사건의 선고를 쉽사리 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론을 내리더라도 재판관 정원의 3분의 1이 없는 상태에서 판단했다는 이유로 '정당성' 시비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헌재는 6인 체제로 선고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관해 재판관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에는 신임 재판관 임명을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몫 재판관 3인의 추천 배분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이유로 3명 중 2명을 추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상당 기간 추천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달 중순 여당 1명·야당 2명으로 추천이 이뤄진 이후에는 연내 9인 체제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하지만, 한 권한대행이 신임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탄핵 소추됐고 뒤를 이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많은 분이 말씀하시고 계신다"고 말하는 등 권한대행의 임명권 논란이 벌어지면서 6인 체제가 예상외로 장기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이 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추가 탄핵을 추진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야 하는 국무위원들이 같은 이유로 순서대로 탄핵 위기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재판관 임명 거부로 대통령 권한대행이 탄핵 소추 되고, 탄핵심판 사건이 6인 체제 헌재에서 선고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다음 대행이 재판관 임명 거부로 탄핵소추되는 상황이 반복될 여지도 있다.
이런 가운데 만약 6인 체제 선고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내년 4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퇴임 전에 선고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난 27일 헌재 이진 공보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6인 체제로 선고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상황은 계속 변동하기에 선고할지 여부는 계속 논의 중이다"며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