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영현이 정규 3집 '프라이빗' 기자간담회를 19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었다. 연합뉴스보컬 그룹 빅마마(Big Mama)의 이영현이 8년 만에 세 번째 정규앨범을 낸다. 총 11곡이 담긴 이번 앨범은 전곡을 타이틀곡으로 삼았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수록곡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묻히는' 것이 안타까워, 청자의 선택을 더 '열어두는' 의미로 모든 곡을 타이틀곡으로 두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영현은 1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세 번째 정규앨범 '프라이빗'(PRIVATE)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12년 첫 정규앨범, 2016년 정규 2집을 낸 후 8년 만이다. '사적인'이라는 뜻을 지닌 앨범명처럼 이영현이라는 개인의 삶을 담아냈다는 특징이 있다.
8년 만에 정규앨범을 내는 소감을 묻자, 이영현은 "정규앨범에 대한 니즈는 항상 있었다"라며 "항상 고민한 건 시기다.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빅마마 활동도 하느라…"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규앨범은 가수 그만둘 때까지 계속 내고 싶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정규앨범으로는 8년 만에 나온 이영현의 정규 3집 '프라이빗' 표지. 에이치오이엔티 제공'사적인' 이야기를 담은 앨범을 내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집안에 작업실이 있다는 이영현은 "아이들 때문에 도저히 작업할 환경이 안 됐다. 대표님이 '너 강화도로 가라'고 해서 강화도 한 달살이 해서 만든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본인을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녹여내는 흐름으로 작업이 연장됐다고도 부연했다.
"예전만큼 폭발력 있는 노래들은 아니지만 따뜻"하다는 이번 앨범 '프라이빗'에는 총 11곡이 수록됐고, 전곡이 타이틀곡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시도는 소속사 대표의 생각이었다고. 이영현은 "대표님께서 오래전에서부터 가지고 계셨던 생각"이라며 "백번 천번 찬성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 공연을 가다 보면 (관객이) 많이 아는 노래를 부르면 호응이 좋아서 저도 신나게 부른다. 덜 알려진 노래를 부르면 반응이 좀 썰렁하다. 그러면 다음 공연 세트 리스트에서 그 곡을 제외하는데, 결국 묻히는 노래는 더더욱 묻힐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정규 3집 제목은 '프라이빗'으로, 총 11곡이 수록됐다. 연합뉴스이어 "이번 앨범은 제가 전 곡을 아우르면서 썼는데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정하는 타이틀의 행보보다는 열어놓고 듣는 청취자분들의 자발적 선택에 의해서, 본인의 취향껏 골라 들을 수 있게 우리가 문을 열어놓자고 했다. 그래서 전곡 타이틀곡을 했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타이틀이라는) 표기는 의미 없다. 두루두루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희가 기획해 봤다"라고 설명했다.
처음 타이틀곡을 정할 때 회사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던 일화도 전했다. 이영현은 "회사 모니터에서 다 갈렸다. 이게 다 모여지지가 않더라. 거기서 확신했다. 요즘은 (어떤 곡을) 민다고 해서 타이틀이 아니더라"라며 "다 열어뒀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저스트 러브'(JUST LOVE) '스타'(STAR) '미뤄둔 이별이 온다' '레인'(RAIN) '빛을 담은 너에게' '오늘도 사랑해' '너를 잊는 방법' '평범한 하루' '네가 없잖아' '디어. 러브 오브 마이 하트'(DEAR. Love of My Heart) '해, 달 그리고 별들'(WITH 혜온)까지 11곡이 실렸다. 이영현은 '빛을 담은 너에게'를 제외한 10개 트랙의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이영현이 정규 3집을 뜻하는 숫자 3을 손가락으로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이 중 '저스트 러브'는 이번 앨범의 출발점이 되어 주었다. 이영현은 "조금 힘들었던 시기에 저를 묵묵히 기다려 준 팬들이 있다. 저는 그걸 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제 손을 잡아준 음악 동료들도 있다. 그 사람들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일일이 찾아가서 할 수 없으니 제 역할로 표현하고 싶어서 만든 곡"이라며 "이 앨범을 만들게 해 준 존재의 이유"라고 밝혔다.
수록곡을 소개하고 뮤직비디오를 함께 감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기자간담회였으나, 이영현은 MC의 요청에 '스타'의 일부를 무반주 라이브로 선보였다. "예전만큼 폭발력 있는 노래들은 아니"라고 했지만, 탄탄하면서도 힘 있는 가창력은 여전했다.
비결을 묻자, 이영현은 "잘 자고 잘 먹는 것"이라며 "내년이면 마흔다섯이다. 20~30대 때 불렀던 노래를 공연 때문에 부르게 되면 이걸 (예전과) 똑같은 컨디션으로 부르기는 사실 쉽지 않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영현이 활짝 웃는 모습. 연합뉴스
그는 "저도 많이 노력한다. 연습 안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어떤 스케줄이든, 한 곡을 부르든 그 전날 꼭 연습한다. 실수가 생길까 봐, 아직도 저는 연습한다. 꾸준함이 중요한 거 같다. 다른 게 없다, 근본적인 거다"라고 덧붙였다.
'저스트 러브'를 소개하며 언급했던 '힘든 시기'는 언제였을까. 이영현은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끝냈을 때를 "무대가 무서웠던 시절"로 기억했다. 그는 "가수인데, 자기 직업이고 자기 안방을 못 들어가는 그런 시기"라며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에 그게 제게 강박으로 왔다"라고 전했다.
실수하면 안 되고 완벽해야 한다는 채찍질이 스스로를 짓눌렀고, 결국 신체 일부가 떨리면서 소리가 제대로 안 나왔다고 이영현은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때 떠날 법한 팬들이 제법 많았다, 활동도 안 하니까 앨범도 안 내고. 그래도 기다려 주시더라. 그때 음악 했던 친구들 또한 아직도 옆에 있다"라며 "'더 안 잘해도 되니까 너는 그 정도만 해' 등 칭찬을 많이 들으며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가수 이영현. 연합뉴스
새 앨범으로 돌아온 이영현은 총 21곡의 세트 리스트로 이루어진 단독 콘서트 '나의 노래가 필요한 너에게'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연다. 28~29일 이틀 공연이 전석 매진돼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 공연을 추가했다.
"저는 잘하는 게 노래밖에 없"다며 "저의 앨범을 들으시는 어떤 누구든 간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는 이영현의 정규 3집 '프라이빗'은 오늘(19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