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경제안보품목을 안정적으로 조달·비축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내놓았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개최해 '제1차 공급망안정화 기본계획(안)(2025~2027)'을 발표했다.
최근 미-중 패권경쟁이나 러-우 전쟁으로 부각된 국제적 공급망 불안 문제로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확보, 자국 산업기반 강화, 기술우위 확보·유지 등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자원이 부족하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된 점을 고려해 이번 계획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경제안보품목은 특정국에 대한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로, 2027년까지 55조원+α 규모로 재정·금융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번에 발표된 계획 안에는 △경제안보품목 수급 안정 △공급망 회복력 강화 △경제안보 기반 고도화 △글로벌 공급망 내 위상 확립 등 정책방향 아래 총 10대 정책과제가 담겼다.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경제안보품목 지정·등급구분 기준인 공급망 리스크, 경제‧산업 중요성 판단을 위한 세부지표를 체계화한다.
필요한 경우 HSK(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 코드를 신설하도록 하고, 더 나아가 경제안보품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별도 관리체계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경제안보품목 갱신에 맞추어 1등급은 분기, 2등급은 반기, 3등급은 1년으로 정기 점검 단위기간을 세분화하고, 품목별로 위기발생 가능성·대응여력을 중심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EWS(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에 대한 부처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각 부처‧기관별로 운영 중인 EWS 운영 방법·절차 등을 규율하는 '공급망 EWS 운영지침'을 마련한다. 그럼에도 공급망 위기가 닥칠 경우에 대비해서는 긴급수급조정조치 위반,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공급망에 충격이 닥쳐오면 관련 사전분석·기업지원을 위해 공급망 EWS 구축과 연계한 'K-공급망 지원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실제로 공급망 위기가 발생한 경우에는 위기품목을 지정할 때 해당 품목의 긴급수급 필요성 여부도 함께 판단해서 긴급수급조절물자로 함께 지정하도록 하고, 위급할 때 할당관세를 신속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평시 경제안보품목을 공공비축하기 위해서는 비축품목 선정‧해제기준, 비축방식 등을 담은 공공비축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해 품목 선정·해제 등 분야별 비축기준을 수립하고, 매년 비축목표를 수정·보완할 게획이다. 이를 근거로 앞으로는 각 부처별로 차년도 비축계획·예산요구안을 마련(1~2월)해 비축전문위원회에서 사전논의(3~4월)한 후 기재부에 제출하고, 비축 현황‧목표 등 품목별 비축정보는 EWS에 반영한다.
더 나아가 조달청 비축기지를 현대화하고, 2027년 준공 예정인 광해공단 비축기지 신축 일정을 고려해 조달청의 희소금속을 2028년까지 광해공단에 이관할 예정이다.
애초 경제안보품목을 국내에서 생산하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도 조성하기 위한 방안도 내놓았다.
외국인투자기업이 관련 투자를 할 경우 현금지원 우대 대상에 경제안보품목‧서비스를 추가해 지원비율을 최대 10%p 가산하고,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비율에서도 경제안보품목‧서비스 관련 투자에 2%p 가산한다. 더 나아가 국내 생산을 촉진해야 할 경우 관련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검토한다.
공급망 안정화 사업을 추진하는 중소기업의 생산시설 확충에 대해 신‧기보 보증의 보증료율 감면 등 우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스마트 제조혁신 지원사업의 우대 대상에도 경제안보품목 생산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하고 공급망기금 대출을 연계 지원한다.
또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사실상 대응수단이 없을 고위험 경제안보품목에 한해 국내생산‧수입다변화‧비축을 지원하는 공급망안정화 지원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요소 등 특정국에 의존하는 품목은 제3국에서 수입할 경우 단가차액을 지원하고, 실제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면 긴급조달자금을 도입한다. 더 나아가 해당 품목에 대해 국내 생산‧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책도 검토한다. 특히 과거 '품귀 대란'을 일으켰던 차량용 요소의 경우 관련 방안을 내년 1분기에는 확정·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 공급망에 대한 핵심광물 투자를 확대하도록 민관합동으로 '핵심광물 투자 협의회'를 구축, 사업발굴 등 정보제공·컨설팅 및 대출‧투자‧보증 등 필요자금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아울러 500억 원 수준에서 공급망기금의 민관 공동투자를 내년 중에 추진한다.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해외투자보험을 통해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일부 위험을 분담하고, 특히 공급망기금으로 핵심광물을 투자할 경우 감사원 사전컨설팅, 공급망안정화위원회 의결을 통해 손실에 대한 면책도 추진한다.
더 나아가 광해광업공단의 직접투자 방안 등도 검토하고, 특히 반도체·이차전지 등 주요 첨단산업 분야에 필요한 핵심광물에 대한 해외자원 개발에는 세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도 살펴본다.
기술 경쟁력에 대해서는 공급망,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는 핵심기술 R&D에 대해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25조 원 이상 지원하도록 추진한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IP(지식재산)의 경제적 가치 평가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IP 담보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정부·은행이 공동출연한 회수지원기구에서 담보 IP를 매입 후 매각하는 등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 이 중에서도 공급망안정화 선도사업자 등 경제안보품목 관련 기업에는 IP 가치평가 지원율을 10%p 추가 우대조치한다.
해외 국가를 상대로는 주요 경제안보품목 수입국 중 경제관련 협의체가 아직 설치되지 않은 국가들과는 협의체를 신설하고, 기존 협의체는 장관급으로 격상하도록 검토한다. 현재 1급 이상이 수석대표인 외국정부와의 경제관련 협의체는 71개국 156개 협의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