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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접견 박주민…민주 尹 탄핵 속도 올릴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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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조사로 접견 어려워 17일 명씨와 만나
두 사람 친분 없는데 명씨가 지목해 접견
박 의원 "구체적 내용 정리되면" 말 아껴
황금폰 내용 따라 대통령 탄핵 속도 가능성도

17일 창원교도소 앞 박주민 의원이 명태균 씨를 접견한 뒤 인터뷰 하고 있다. 이형탁 기자17일 창원교도소 앞 박주민 의원이 명태균 씨를 접견한 뒤 인터뷰 하고 있다. 이형탁 기자
12·3 내란 사태의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등과 친분을 과시하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명태균 씨가 교도소에서 결국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17일 만났다. 명씨는 지난달 박주민 의원과 접촉했지만 일정상 박 의원과 만남이 불발되면서 황금폰을 검찰에 넘겼는데 민주당에서는 폰 내용을 획득하는 등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쯤 창원교도소에서 명씨를 30분간 접견했다. 접견 형식은 일반접견과 달리 유리 칸막이 등 접촉차단시설이 없는 공간에서 교도관이 참여한 상태로 녹음을 하며 이뤄진 '장소변경접견'이었다. 두 사람이 이날 교도소에서 만난 건 명씨가 지목했기 때문이다. 명씨가 박 의원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박 의원은 이날 접견 후 "의원 명단을 쭉 보다가 그냥 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친분이나 과거 인연이 없었다. 박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명씨를 살면서 만난 적이 없다"며 "명씨가 구속되기 전 11월 13일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12월 12일에 접견을 와달라고 해 알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명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달 15일 구속됐고 지난 3일 기소됐다.

하지만 12월 12일에 검찰 조사 일정이 있어 교도소 측에서 불가능하다고 알려 박 의원이 17일로 접견 날짜를 변경 신청한 시기에 명씨는 지난 12일 박 의원이 약속을 어긴 것으로 보고 검찰에 황금폰 등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제출했다. 휴대전화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용한 것으로 공천 개입 등 명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된 시기와 맞물려있다.

지난 10월말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본과 최근 창원지검의 수사기록을 보면 구체적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녹취본에서는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대통령 취임식 전날 명씨와 통화에서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고 명씨는 "감사하다"고 했다.

명태균씨. 류영주 기자명태균씨. 류영주 기자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나 공소장을 보면 명씨는 2021년부터 윤 대통령 부부 등 정치인과 친분을 과시하며 2022년 6월 창원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도운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에게서 정치자금 8070만 원을 받고 당시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던 TK지역 예비후보 2명에게서 각 1억 2천만 원을 받은 범행 시기에도 포함된다.

이 시기가 대선과 지방선거에 걸쳐있고 명씨가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오세훈 서울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등 유력 정치인들과도 얽혀있는 만큼 관련 내용이 황금폰에 추가적으로 담겨있을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두 사람은 이날 접견하게 됐지만 박 의원은 말을 아끼고 있다. 박 의원은 "명씨는 본인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 있을 정치 일정에 대한 생각을 주로 많이 얘기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정리되면 말씀드리거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접견에서 둘 사이에 주요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도관이 있고 대화 녹음본이 검찰 수사에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도소 관계자는 "녹음본은 법무부가 증거인멸 등 부정행위를 차단하고자 일반접견과 같이 대화를 녹음하고 수사기관에서 요청하면 가져가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날 접견은 안면을 트는 것으로 하고 향후 박 의원과 명씨 측 변호인이 따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명씨 의사에 따라 황금폰 속 내용을 복사복이나 구두를 통해 전달받을 가능성이 있다. 명씨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나 유력 정치인 등 선거와 정권에 주요한 내용을 더 받아내면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어 민주당에서는 고군분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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