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헌법재판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헌법재판소 정형식(63·사법연수원 17기) 재판관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주심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16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정 재판관에게 배당했다. 주심은 컴퓨터에 의한 무작위 추첨으로 배당된다. 헌재는 관련 법 등을 근거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주심 재판관을 비공개한다는 방침을 유지해 공식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언론 공지를 통해 "재판관 회의를 거쳐 탄핵 사건 4건을 주심으로 맡고 있는 한 분의 재판관을 배제한 상태에서 무작위 전자 배당을 실시했다"며 "주심 비공개는 관련 법률과 헌법재판소 결정서 작성 방식에 관한 내규 등에 따른 조치였고, 이 사건에서 예외를 인정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변론준비기일은 수명 재판관 2명이 공동으로 관여하고, 변론기일은 재판장 주재로 재판관 전원의 평의에 따라 진행되므로 주심 재판관이 누구냐는 재판의 속도나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직접 지명해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정 재판관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대전고등법원장을 거쳤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류영주 기자
헌재는 이날 오는 27일 오후 2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첫 번째 변론준비기일을 열고 본격 심리에 돌입한다. 헌재는 내란 사태 수사를 진행 중인 수사기관의 수사 기록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협의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탄핵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헌재는 "대통령 탄핵 사건을 다른 탄핵심판 사건 중 최우선으로 심리한다"고 했다.
헌재는 또 정 재판관과 이미선 재판관을 수명(受命) 재판관으로 지정했다. 수명 재판관은 준비절차를 이끌면서 당사자들의 주장과 증거, 쟁점 등을 미리 정리해 향후 열릴 변론을 준비한다.
선임 헌법연구관을 팀장으로 하는 헌법연구관 태스크포스(TF)도 꾸려졌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관련한 자료나 법리 검토 업무를 맡게 된다. 전체 헌법연구관 66명 가운데 10여 명이 TF에 참여한다.
헌재는 탄핵소추 대상자인 윤 대통령에게 답변서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가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정한 헌법재판소법 51조와 관련해서는 "재판부 결정될 사항이라는 점"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