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본소득을 받고 국가행정체계 틀 안에 있다고 많이 느꼈습니다.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정책의 기능을 알려주는 좋은 마중물입니다."경기도의회 유호준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양주6)은 "실제로 만 24세 때 청년기본소득을 받았다"며 이 같이 회상했다.
유 의원은 지난 2011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여고생을 성폭행한 미군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그 이후 부모님께 효도를 해본 기억이 없었던 유 의원은 청년기본소득으로 가족들과 외식을 한 적이 있었다. 유 의원은 당시 부모에게 "살다 살다 너한테 밥을 얻어 먹어 본다"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유 의원은 "청년기본소득은 어떤 큰 것이 아니라 청년들에게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정책으로 의미가 있다"며 "그 기억을 토대로 기본소득 제도가 원활한 결론에 도달될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했다.그는 의정활동 중 장애인 부모들과 함께 경기도청을 한 바퀴 도는 오체투지가 인상 깊었다. 장애인 부모들은 유 의원에게 "자신들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은 많았어도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유 의원은 발의한 '경기도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 운영 조례안'과 '경기도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도 기억에 남는다.유 의원은 "경기도의회의 다양성이 확보되면 확보될수록 경기도민들의 다양성이 더 존중받을 수 있다"며 "경기도의회에서 다양성을 지키는 의원으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싶다"고 강조했다.경기도의회 유호준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양주6). 박철웅 PD다음은 CBS노컷뉴스와 유호준 의원의 일문일답.Q. 정치에 입문한 계기가 있다면?사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지난 2011년도에 미군이 여고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역에서 진상 규명과 미군의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함께 기획하고 진행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 그렇게 처음 거리로 나섰다.
10년을 넘게 지역의 다양한 곳에서 활동을 했다. 우리 사회의 노동자, 이주민, 소수자, 장애인 등과 연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치를 해야겠다',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대학교 졸업 후 우연찮게 아는 분의 선거를 돕다 정당에 가입하게 됐고 또 정당 활동을 하다 보니 기회가 주어져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Q. 11대 경기도의회에 입성하며 어떤 목표가 있었을 것 같은데?정치를 시작하며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우리 정치에서 잘 다뤄지지 않고 있던 의제를 한번 풀어내 보자였다. 대표적으로 장애인 탈시설, 이주민, 성 소수자 등의 문제들은 그동안 경기도의회에서 잘 다뤄주지 않았다. 누군가는 경기도의회에서 가감 없이 이야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다양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이 의회의 기능이다. 하지만 표가 되거나 이권이 되는 이야기만 많이 다뤄진다.
27살에 당선된 이유는 다양한 정치를 하고 정치를 교체 해보자는 기대감이었다. 지금도 의회에서 역할을 하며 풀어내야 되는 숙제를 열심히 하고 있다.Q.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잠깐 외국에서 생활을 했다.
이방인이라는 존재는 자연스럽게 소수자가 된다. 명확하게 사람을 적대하거나 차별, 폭력이 없어도 많은 것들에서 배제되고 존재가 생략되는 경험들을 하게 된다. 숨 쉬는 공기와 같은 차별들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장애인, 이주자, 성 소수자가 그런 위치에 있다. 이런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많이 한다.
Q. 그동안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이 있다면?장애인 부모님들과 함께 경기도청을 한 바퀴 도는 오체투지를 했다. 이분들이 겪는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역할이기 때문에 같이 해달라는 요청을 듣고 처음에는 망설였다.
결과적으로 같이 하게 된 이유는 반성의 의미였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죄송하고 이거라도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하고 나니 너무 감사해 하셨다. 그동안 자기들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은 많았어도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었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깨우치게 된 순간이었다.발의한 조례 중에는 '경기도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 운영 조례안'이 기억에 남는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들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또는 감축을 평가한다는 내용이다.
경기도가 얼마나 온실가스 감축에 정성인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제정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다. 각종 토론회도 거쳤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원회에서 한 차례 보류되기도 했다. 중앙정부가 하는데 과연 경기도가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의심이었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광역자치단체다. 선도적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지방자치시대의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했다. 또 예산제는 한두 번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지는 일이다.
이 조례로 10년, 20년 뒤 경기도가 온실가스 감축을 어떻게 만드는지 평가할 수 있다는 것에서 기억에 남는다.Q. 혹시 추가적으로 기억에 남는 조례가 있나?최근 '경기도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지난 2022년 대법원에서 미군 위안부라고 불렸던 기지촌 여성들을 국가 폭력의 피해자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지촌 여성 피해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왜 당신들이 국가폭력 피해자냐'리는 힐난을 감수하고 있다.
일부 사례를 보면 이분들이 일하던 곳에서 도망치면 경찰들이 체포해 업소에 데려다 놓거나 성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강제로 가둬 치료를 받게 했다. 이것은 국가 주도의 국가 집단폭력이다. 대법원이 인정한 만큼 경기도도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
기지촌 여성 지원 조례는 기지촌 여성을 기지촌 여성 피해자라고 명확히 규정하고 일본군 위안부 특별법처럼 이분들을 위한 기념사업을 경기도가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줬다.기념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기지촌 여성 피해자들이 다 고령이다. 한 2~30년 지나면 어느 누구도 증언할 수 없는 시대가 온다. 누군가는 국가가 자행했던 폭력을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겨 전달해야 한다.
기념사업을 지원함으로 그 기록들이 후세에 전달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조례가 개정된 후 많은 분들에게 감사 연락을 받았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님이 본인 지역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챙겨줘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기지촌 여성 피해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보고 노력하자'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게 경기도에서 필요한 민생을 위한 협치다.
Q. 여성가족교육위원회에서 중점을 둔 현안은?요즘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가 심각하다. 도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를 어떻게 도와드릴까 하는 역할에 대해 상임위원회에서 고민이 많다. 실제 지난 경기도 추경에서 관련 예산을 상임위에서 증액시켰다.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조차 무서워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 어떻게 보면 시민들 간의 연대를 끊어내게 될 수 있는 어려운 시대다.
최근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에서 딥페이크 성범죄에 관련된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영상 삭제를 지원하거나 피해자 상담 및 치료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은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있고 당신들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데 있어 큰 의미가 있다.하나 더 있다면 청년 문제다. 사실 청년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청년들의 이야기를 많이 안 했다. 이유는 청년은 되게 다양한데 우리 사회에서 바라보는 청년은 취업이나 결혼을 준비하거나 출산과 육아를 준비하는 청년 정도로만 생각을 한다. 이제는 다양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의회에서 풀어내야 된다.
당장 현안은 청년기본소득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지금 현행 제도처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다양한 변화를 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들이 있다.
실제 만 24세 때 청년기본소득을 받았다. 그 경험을 토대로 기본소득 제도가 원활한 결론에 도달될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다.Q. 직접 받은 청년기본소득, 어땠나?사실 국가행정체계가 아니었음에도 청년기본소득을 받고 국가행정체계 틀 안에 있다고 많이 느꼈다. 우선 돈을 받기 위해선 다양한 영상을 시청해야 했다. 그 영상을 통해
경기도가 얼마나 청년들을 위해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했는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정책의 기능을 알려주는 좋은 마중물이다.고등학교 때 집회를 나간 이후 부모님께 효도를 해본 기억이 없었다. 그 돈으로 가족들과 외식을 했다. 부모님이 '살다 살다 너한테 밥을 얻어먹어본다'고 말한 에피소드가 있다.
어떤 큰 것이 아니라 청년들에게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정책으로 의미가 있다.어떤 분들은 청년기본소득을 마치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역량개발지원금처럼 이야기한다.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요즘 청년들은 연결망이 끊어지는 사회라고 한다. 친구들과 치킨집에서 맥주를 마셔도, 가족들과 함께 외식을 해도 경기도가 연결망을 연결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고 청년들은 생각한다.
이런 것들은 제도의 좋은 환류다. 만 24세 때 경기도가 당신의 삶을 응원하고 챙기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 30세가 되고 35세, 40세가 돼도 경기도의 역할을 떠올리게 된다.
이런 제도의 마중물들이 더 많은 정책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변화다. 이 부분을 다른 의원들에게 잘 어필하고 놓치고 싶지 않다.Q. 청년기본소득의 단점이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만 24살 때 100만 원을 받는다. 아쉬움이 있다면 기본소득이라고 하기에는 금액이 너무 적다. 물론 경기도와 기초자치단체들의 재정의 어려움이 있다. 추가적인 증액을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궁극적으로는 금액이 늘어날 필요는 있다.또 한편으로는 이런 좋은 제도를 '왜 청년들만 누려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노인의 기초노령연금 등 다양한 제도들이 있지만,
차상위 계층 등 복지의 틀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이 조금씩 늘어날 필요가 있다.Q. 지역구 남양주시의 관심 현안이 있다면? 교통문제가 심각하다. 남양주에는 4호선, 8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등 다양한 노선들이 있고 9호선은 확정, 6호선은 확정될 것으로 본다. 이 많은 노선들의 철도역까지 어떻게 사람들을 옮겨낼 것인가도 중요하다. 고민은 저상버스 보급률이 너무 낮다.
저희 지역은 신도시다.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많은데 저상버스가 없으니 유아차를 끌고 전철역까지 걸어 이동해야 되는 상황이다.주변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차를 사야 된다고 한다. 이동의 문제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설계를 먼저 돼야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지금 화석연료를 줄이고 기후 위기 대응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상황에서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이 문제를 꼭 해소하고 싶다.
또 하나는 남양주는 신도시가 많다. 다산신도시도 있고 왕숙신도시가 예정되어 있다.
이 신도시들이 어떻게 잘 완성시키고 조성할 것인가가 중요한 의제다. 정부에서 자족도시를 만들겠다고 계획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들이 들어올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없다. 이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인구가 늘어나면서 교통수요가 폭발한다.
늘어나는 교통수요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Q. 본인의 정치적 철학이 있다면?어느 누구도 가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 옆에 있으려고 노력한다. 많은 정치인들은 장애인이나 이주민, 여성, 노동자 곁에 있기 조심스러워한다. 이유는 본인들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해서다. 선거를 치르며 쌍용 자동차 노동자들과 용산 참사 유가족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그분들이 기대했던 정치를 하고 싶다.
또 다산동, 양정동 주민들이 27살의 정치인을 뽑아준 이유는 '정치를 한번 교체해 봐라', '기존 정치 문화를 바꿔봐라'라는 기대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다뤄지지 못했던 이야기를 다루고 어느 누구도 곁에 잘 서지 않으려 했던 사회적 약자 곁에 필요한 정치인 한 명이 그 기대 중 하나다.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유호준은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유호준은 다양성이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1,400만 경기도민들의 이야기를 경기도의회에서 풀어내는 역할을 한다. 경기도의회의 다양성이 확보되면 확보될수록 경기도민들의 다양성이 더 존중받을 수 있다. 더불어 사는 사회다.
경기도의회에서 다양성을 지키는 의원으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싶어 유호준은 다양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