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경남지사. 경남도청 제공 '12·3 내란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지만,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번 사태를 에둘러 '작금의 정국 혼란'이라는 표현으로 '톤 다운(수위 조절)'하며 민생을 챙기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내외 심각한 파장을 몰고 온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에 전국의 시도지사 등 여야를 떠나 대다수 정치권이 우려를 나타낸 것과 달리 박 지사는 지금까지 '침묵'을 선택했다.
앞서 박 지사는 지난 4일 새벽 비상계엄이 선포될 당시에도 "도민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분야별 대책을 마련하고, 도민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며 비상 계엄의 상황을 인정하고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듯한 첫 입장을 냈다.
그리고 그날 아침 간부회의에서는 "국회 요구에 의해 신속하게 계엄이 해제돼 다행스럽다"면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뜬눈으로 밤을 새운 도민을 향한 입장이 '다행'이었다.
그런 박 지사는 9일 입장문을 냈다. '민생 안정 특별 기간'에 돌입해 민생을 챙기겠다는 게 핵심이다. 도지사가 챙겨야 할 당연한 책무이다. 하지만, 지금의 도민 혼란을 최소화하고, 민심을 다독이는 '소신'을 밝히는 게 먼저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국가적인 내수 침체 상황이 미국의 대선 결과와 작금의 정국 혼란 등에 따라 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서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을 맞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이른 시일 내에 극복하기 위해 오늘부로 '민생 안정 특별 기간'에 돌입한다"며 "민생과 지역 산업 경제의 안정을 위해 예비비, 예산 조기 집행, 추경 등 모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발맞춰 '지역 민생 안정 대책반'을 신속하게 구성하고, 경남도 차원의 '민생경제 안정 대책본부'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박 지사는 "올해 예산의 일반 예비비 잔액을 가급적 연내에 집행하고, 필요하다면 내년 예산안에 편성된 예비비도 신속하게 집행하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내년 예산을 상반기 중에 65% 이상 조기 집행하고,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정책금융을 적극 시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지역 경제 상황을 고려해 내년 1분기 추경 편성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 탓에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도 정부·여당처럼 "지자체와 '국민의 요구'가 반영된 증액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했다.
박 지사는 "여러모로 국가 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있다. 국비 예산이 정쟁의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국회에 호소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저를 비롯한 경남도 공직자는 도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희를 믿고 평소와 같은 마음으로 따뜻한 연말연시 맞이하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