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 대만 총통부 캡처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8일 계엄으로 인한 잘못된 역사를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날 북부 신베이시에서 열린 '세계 인권의 날' 기념행사에서 "역사의 잘못은 용서할 수 있지만 잘못된 역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대만의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대만이 38년간 계엄 통치를 겪으면서 경제, 법치, 인권에 매우 큰 상처를 입었고 지금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 총통은 "정부는 과거의 정의롭지 못한 역사에 겸허한 자세로 대처하고 대중이 권위주의 통치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만인이 단결해 다시는 권위주의의 침략과 박해를 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주의와 자유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잃어버리기도 쉽다"며 "민주·자유의 헌정 체제를 영원히 지지할 것이고, 절대로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의 이같은 발언은 앞서 대만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이 SNS에 한국의 비상 계엄령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올려 대만 내외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해당 글에는 "한국 국회가 친북세력에 의해 통제되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논란이 일자 삭제됐다.
이에 대만 야권은 민진당 주석인 라이 총통에게 전세계를 향해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민진당은 1986년 9월 창당 후 정당 결성 금지와 신문 창간 금지, 중국 본토로부터의 독립을 선동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제100조를 폐지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38년간의 계엄령을 종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