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 하면서 숫자 '42'를 강조하고 있다. 동규기자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8년여 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그는 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 배경 및 체육회를 이끌어 갈 비전, 방안 등을 제시했다. 기자회견은 '글로벌 하드워커와 함께 그리는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진행됐다.
유 전 회장은 이날 대한민국 체육 현장의 문제점을 상세히 거론 하면서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희망과 행복으로 바꿔 드리기 위해 체육회장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또 체육회장 선거의 최대 관심사인 이른바 '반(反) 이기흥 연대'의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우선 순위는 아니라고 밝히는 등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단일화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필요하면 하겠다. 다만, (단일화에) 목 매지는 않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좋은, 또 공정한 대화를 통해서 협의를 통해 진행 하겠다"라는 것이 후보 단일화에 대한 유 전 회장의 기본 입장이다.
그는 이어 "(단일화는) 기술적이고 복잡한 문제다. 조언을 주시는 분들과 의논해 봐야겠지만, 결심이 선다면 모두가 동의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 제가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부연했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기자 회견 자리에서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동규기자
유 전 회장은 본인이 불출마 하게 되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불출마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 하면서도 "다만, 단일화 협의가 된다면 (불출마도) 받아 들이는게 페어 플레이다. 단일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경쟁 상대로 분류되는) 이기흥 회장에 대해 신경을 쓸 틈이 없다. 준비한 것을 (외부에) 내보이기에도 바쁘다. (단일화 부분은) 최종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이후나 직전에 논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이기흥 회장이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란 예측을 뒤집을 수 있는 전략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아직 그런) 전략은 없다"면서 "IOC 선수 위원 도전 때도 그랬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저의 진심이 체육인들에게 전달 된다면 선거는 또 다른 판세로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 전 회장은 이기흥 회장과 관련해 불거진 논란 중 '파리올림픽 해단식'을 언급 하면서 "출마의 마음을 굳힌 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해단식 논란과 관련해서는 "일방적인 소통 때문에 불거진 것"이라며 "대한체육회에는 270여 명 브레인들이 많이 있다. (이기흥 회장이) 그 분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귀 기울이고 소통 했다면 이 같은 판단 미스는 없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그는 "수평적 관계로 가야 한다. 체육인들의 복지, 처우 개선 등을 위해서라면 리더가 꼭 싸워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문체부와 이기흥 회장 간 마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데 이어 체육회장의 임기에 대해서는 "제한을 둬야한다. IOC의 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규칙없는 연임은 반대한다"는 등의 견해를 피력했다.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동규기자유 전 회장은 특히 숫자 '42'를 대형 스크린에 띄운 후 '42'가 지닌 3가지 의미를 설명 하면서, 승리의 기운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강조 하기도 했다. 그는 "'42'는 제 나이를 나타내는 숫자일 뿐 아니라, 이번 선거는 제42대 체육회장을 뽑는 선거다. 또 20년 전 아테네 올림픽에서 만리장성을 넘어 올림픽 금메달을 따낼 때의 세트 스코어(4대2)를 나타내는 승리의 숫자 이기도 하다"라며 숫자 '42'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유 전 회장은 이날 선거 공약으로 ▲지방 체육회 및 종목 단체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지도자 올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 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 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 등 6가지를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