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바이든 행정부의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의 마지막 단추가 채워졌다.
미국 상무부는 2일(현지시간) 대중 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 관련 제재 대상과 품목이 확대된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미 대선 직전 반도체·양자컴퓨팅·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과 관련한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도 통제하기로 한 바 있다.
이처럼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군 현대화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첨단반도체와 AI 기술이 핵심이라고 판단하고 그동안 일련의 수출통제를 통해 중국의 기술 확보를 견제해왔다.
이번 조치는 2년 전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이어 반도체 장비 수출에도 엄격한 기준을 들이댄 것으로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이번에 AI용 첨단 메모리 반도체에 사용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도 대중 수출 제한 대상에 포함시켰다.
국내 기업이 전 세계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상무부의 새로운 규제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와 화웨이의 공급망에 해당하는 기업들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및 HBM 수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미국은 이번에 수출 제한 대상으로 중국 기업 140여 개를 추가했는데, 이들 기업에 반도체 관련 제품을 수출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한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제3국에서 생산돼 중국으로 수출되는 품목이라 해도, 제품에 미국 기술이 포함됐다면 미국 정부가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AI용 첨단 메모리 반도체에 쓰이는 HBM도 대중 수출 제한 대상에 포함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의 'AI 굴기'를 막기 위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의 중국 수출을 막아왔는데, 이번에는 아예 AI 가속기에 쓰이는 HBM의 중국 유입도 막겠다고 나선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상무부의 조치로 삼성전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대부분의 HBM을 미국 엔비디아 등에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구형 HBM 제품을 중국 등에 납품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은 "미국은 국가안보의 개념을 앞세워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면서 일방적인 괴롭힘과 국제경제무역 질서를 심각히 파괴하고 있다"며 "중국은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