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광주 남구 월산동 A 유치원 출입문에 폐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한영 기자저출산 여파로 원생 수가 급감하면서 광주에서 유치원들이 잇따라 폐원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에만 2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 28일 오후 광주 남구 월산동 A유치원.
모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이 유치원 정문에는 폐원이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1971년에 설립된 이 유치원은 3학급 78명이 정원이지만 지난해부터 원생이 3학급 20명 선으로 크게 떨어져 회복하지 못하자 지난 3월 휴원에 들어갔고 결국 지난 12일 폐원했다.
A유치원 관계자는 "원생수 감소로 문을 닫았다"면서 "직원들도 지난 2월말 모두 퇴사했다"고 말했다.
앞서 A유치원은 노후화된 시설의 개보수와 교육시설 안전인증 심사 기준에 맞는 소방 의무시설 개보수를 위해 휴원 인가를 받아 추진했다. 하지만 원생 수 감소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시설 개보수와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딪혀 폐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폐원한 광주 남구 월산동 A유치원. 김한영 기자지난 2001년에 문을 연 광주 광산구 월계동 B유치원 역시 원생 수 감소로 인해 지난 12일 폐원됐다.
B유치원은 지난 2013년 183명이 입학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폐원 직전인 지난 2023년 원생 수는 3학급 37명으로 급감했다. B유치원의 정원은 7학급 175명이다.
이처럼 광주에서는 유치원들이 출산율 감소로 인한 원생 부족으로 문을 닫고 있다.
올해 광주에서는 공립 유치원 9곳이 폐원하고 9곳이 휴원에 들어갔으며, 사립 유치원은 5곳이 폐원하고 8곳이 휴원했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휴·폐원한 공립 유치원은 모두 16곳이다. 같은 기간 사립 유치원도 24곳이 폐원됐고 9곳이 휴원됐다.
여기에 광주 상당수 유치원들이 오는 2025년 신입생 모집에 따라서 휴원 또는 폐원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폐원하는 유치원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유치원 폐원이 속출하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광주는 특히 출생률 저하로 인한 인구 대책이 세밀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앞으로 유치원 폐원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면서 "유치원뿐만 아니라 학교 문제도 포함되기 때문에 교육청 차원에서 정주 여건 개선과 복지 등을 늘리는 방안 등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역에 운영중인 유치원은 공립이 124곳, 사립이 130곳이며 내년에는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광산구 선운지구에 단설 유치원이, 2026년에는 북구 용두동에 병설 유치원이 개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