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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기차 보조금 폐지, 벌써부터 일사천리?[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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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기후·에너지 정책 관련 트럼프 인선 미리보기
환경보호청장 지명 리 젤딘, 기업 규제 철회 포부 밝혀
에너지부 장관에는 프래킹 기업 CEO 크리스 라이트 지명
국가에너지회의(NEC) 수장은 내무장관 지명자 더그 버검

■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 홍종호>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다,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홍종호입니다.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도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 나와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네.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도 두 가지 소식 준비했는데요. 먼저 첫 번째 소식입니다. 트럼프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주장, 정책 실현해 줄 손발은 누구?

◆ 홍종호> 네. 트럼프 2기 내각이 내년 1월에 시작되죠. 인선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요. 한번 상황을 정리해 봤으면 합니다.

◇ 최서윤> 네. 일단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요. IRA(인플레이션감축법) 개편 움직임으로 전기차 구매하면 7500달러, 즉 우리 돈으로 약 1050만 원 정도 세액공제를 해주던 혜택을 폐지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미를 핵심 전략 시장으로 삼아온 현대차나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타격이 예상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우려했던 대로 미국의 파리 협정 탈퇴도 확실시되면서 기후 위기 대응 입장에서도 비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탄소를 감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배출할 것 같은 화석연료 적극 투자로 이루어질 걸로 작심한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그래서 첫 주제로 이번 계획을 주도할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선을 파악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에요.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지명된 리 젤딘이라는 인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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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환경보호청이라지만 한국으로 치면 환경부에 해당하는, 전체 연방 정부의 환경 정책을 총괄하는 곳이죠. 리 젤딘은 어떤 인물입니까?

◇ 최서윤> 이 사람은 정치인이에요.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뉴욕 제1선거구 하원의원을 지냈던 전직 연방의회 의원입니다. 뉴욕에서 나고 자랐어요. 23살의 나이에 당시 뉴욕주 최연소 변호사가 된 인물이고요. 육군에서 4년간 현역으로 복무를 했는데 이때 군 정보장교, 군 검사, 군 법관과 같은 일들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대계라서 하원 공화당 내에 이스라엘 코커스 공동 의장도 맡았습니다. 2022년에는 뉴욕 주지사 선거에도 출마했는데 민주당 캐시 호철 현 주지사한테 패했습니다. 또 대선이 있었던 올해는 내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오가면서 트럼프 당선인 캠페인 활동을 지지해 온 인물입니다.

◆ 홍종호> 나이도 44세로 비교적 젊더라고요. 일단 딱 경력을 들어봤을 때는 환경하고는 거리가 있다, 이쪽 전문가는 아니다 하는 인상을 갖게 되네요.

◇ 최서윤> 네. 그런 평가가 나옵니다. 오히려 환경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처럼 보이기도 해요. 하원의원 할 때도 기후 분야나 EPA의 권한과 관련해서 되게 비판적인 의견을 냈던 사람이에요. 오히려 적대적이죠.

◆ 홍종호> 그런데 환경을 보호하는 곳의 수장이 되는 거니까 상당히 어색합니다.

◇ 최서윤> 우려가 될 수 있어요. 바이든 행정부가 냈던 기후 관련법 있잖아요. IRA, 그리고 깨끗한 물과 공기에 관한 법. 이와 같은 환경 법안에 계속 반대표 던졌어요. 그래서 트럼프 당선인이 리 젤딘을 EPA 청장으로 임명하면서 이런 소개를 했어요.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와 물을 포함한 최고의 환경 기준을 유지하는 동시에, 미국 기업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정하고 신속한 규제 완화 결정을 내릴 것이다. 이렇게 기대를 적었는데요. 당연히 방점은 뒷부분이죠. 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에 찍히고 있어요.

리 젤딘도 지명된 다음에 FOX뉴스, 친트럼프 매체로 불리는 매체죠. 거기서 인터뷰를 했어요. 포부를 밝혔는데요. 임기 시작 첫날과 첫 100일간 우리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철회할 기회가 있다.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를 되돌려놓겠다. 굉장히 친기업적이죠.


◆ 홍종호> 환경보호청인데 산업부 느낌이 나는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여기서 말하는 자동차는 아마도 내연차겠죠?

◇ 최서윤> 그렇겠죠. 그리고 이 사람이 뉴욕주 주지사 선거 출마했었다고 했잖아요. 그때도 전기차 의무화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었어요.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 사람이 EPA 청장으로 지목이 된 게 전기차 의무화 폐지를 속전속결로 하기 위해서가 아니냐. 왜냐하면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기관이잖아요. 그 기관의 청장으로 이런 사람을 임명을 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 홍종호> 우리 방송에서도 다뤘지만 IRA, 인플레이션감축법이라는 게 실제 혜택은 이른바 레드 스테이트, 남쪽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 많은 해외 기업들의 직접 투자가 일어나면서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고 일자리도 만들어진다는 거잖아요. 전기차를 포함한 배터리나 태양광 패널과 같은 친환경 산업들이 이곳에서 상당히 활성화되고 지역 경제는 굉장히 좋아진다. 그렇다면 공화당 정치인, 이쪽 지역의 정치인들이 이 법을 속으로는 상당히 내심 바라고 좋아할 것이기 때문에 폐지는 어려울 거다 하는 예상도 우리 방송에서 다뤘잖아요. 그럼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최서윤> 맞습니다. IRA 관련 자금이 공화당 지역에서 인기가 있기 때문에 정책을 완전히 폐지하기는 어려울 거다 라는 예상이 되고 있는데 이런 얘기도 나와요. 세제 개혁 법안이 나오면서 그 안에 일부러 세액 공제 폐지 같은 걸 담게 되면 공화당 내부에서 더 폭넓게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요.

◆ 홍종호> 재정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계속해서 세금 감면해 주는 걸 깎아주면 아무래도 세수가 더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네요.

◇ 최서윤> 그래서 아무래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기이긴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전반적인 기후 정책은 후퇴할 수 있다라는 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바이든 행정부가 메탄 배출하는 석유 가스 기업에 수수료 부과하는 규정을 사상 처음으로 발표를 했었는데요. 이 규정 폐기 가능성 크고요. 올해 3월 내놔서 주목받은 기후 공시 의무화 계획도 시행이 많이 늦어지지 않을까 싶고요. 미국이 2020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를 13.5% 정도 배출하는 국가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경제력도 있는데 미국이 감축 노력을 중단하게 되면 다른 나라들도 온실가스를 감축할 유인 같은 게 많이 사라지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홍종호> 그래요.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 같아요. 미국이 전 세계 현재 배출량 2위, 역사적 배출량 1위 국가고 부담 능력도 가장 강하고 역사적 책임도 큰 나라인데요. 아제르바이잔에서 COP29이 있는데 미국이 이런 태도를 취한다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보면 미국이 저러는데 우리가 여기에 동참해서 스스로 의무 부담도 지고 탄소 감축을 하기 위한 정책 노력도 하고 해야 되나, 이런 분위기로 뒤숭숭하지 않을까 싶어요.

미국 내에서의 관련 산업과 기업에 미칠 영향 이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미칠 파장이 있지 않나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에너지부 수장도 발표가 됐어요.


◇ 최서윤> 에너지부 장관에 지명된 크리스 라이트, 셰일가스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입니다. 셰일가스가 경제력을 가지게 된 프래킹 기술 있잖아요. 프래킹 기업인 리버티 에너지의 CEO입니다. 기후위기 부정하는 화석연료 전도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요. 자기 개인 SNS나 폭스뉴스 평소 인터뷰를 통해서 석유화학 가스가 사람들을 빈곤에서 구원할 것이다. 이런 말을 많이 해온 사람이에요.

에너지부가 미국의 에너지 정책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부서입니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에너지 전환할 때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탄소포집 기술에 대해서 대출 보조금 지급하는 역할도 이 부처가 해왔어요. 근데 상황이 반전됐다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서는 라이트 장관 지명에 대해서 '석유 산업이 큰 승리를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홍종호> 아주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을 했군요.

◇ 최서윤> 네. 바이든 정부가 환경 문제 때문에 LNG 수출 프로젝트 중단했었는데 트럼프 취임 전날에 이 조치 철회하고 LNG 수출 허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고요. 계속 석유 가스 화석연료 부활시킬, '드릴 베이비 드릴'을 실현시킬 인물로 전망이 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이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실행한 인사들을 발표를 하면서 차르(Czar)라는 명칭이 많이 사용됐어요. 차르 하면은 러시아 황제, 제국 시절의 황제를 뜻하는 단어인데 원래 차르라는 제도가 미국에서 의회의 인준 절차가 필요 없는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으로 임명하는 자리예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하고 긴요한 국가 정책을 수립할 때 임명이 돼요.

바이든 정부 코로나 팬데믹 되게 심할 때 코로나 차르가 임명이 됐었고요. 중국하고 전략 경쟁을 하려고 아시아 차르를 임명을 했었는데 트럼프는 차르를 난발 중이라서 차르 정치냐 이렇게도 나오고 있는데요. 대통령의 권한이 되게 강해질 수 있겠다라고 예측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트럼프가 에너지 차르도 두기로 했습니다. 에너지 차르는 이번에 신설하는 국가에너지회의(NEC)로 대통령실 안에 들어가는 기관이죠. NEC를 담당할 수장은 내무장관 지명자인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맡게 됩니다.


◆ 홍종호> 결국 장관직은 의회의 인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인준 절차가 필요 없지만 상당한 권한을 부여해 줄 수 있는 회의체나 위원회 쪽에다가 트럼프 자신의 생각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요직을 신설해서 임명하겠다는 전략이군요.

◇ 최서윤> 맞습니다. 근데 내무장관하면 우리는 행안부 장관이랑 비슷한 거 아닌가 떠올리는데요. 사실 역할을 찾아보면 연방 토지랑 천연자원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데 있어서 주무부처예요.

◆ 홍종호> 맞습니다. 미국의 국립공원도 내무부 장관 소속이에요.

◇ 최서윤> 그러니까 이 사람이 에너지 회의 의장까지 겸하게 되면 에너지 회의에서 할 게 에너지 허가와 규제 담당하는 쪽을 이분이 총괄하게 되는 차르라는 비공식적이지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겠다.

◆ 홍종호> 미국 텍사스주에 어마어마한 일들이 벌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 최서윤>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수팀 관련해서도 소식이 계속 나오잖아요. 전기차나 배터리 정책 관련해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서도 2차 전지주가 급락하고 굉장히 지각 변동이 일어날 거다. 이런 예측이 나오고 있죠.

◆ 홍종호> 투자자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지지만 앞으로의 기후 문제라는 것은 계속해서 피해가 커질 것 같은 전 세계적인 우려가 있는데 거기에 기름을 붓는 방식의 정책이 되지 않나 싶어서 예의주시하게 되네요. 앞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반이 기후와 경제 정책, 산업 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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