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사선 정상화를 촉구하는 위례신도시 시민연합. 위례신도시 시민연합 제공서울시가 잇따라 유찰된 위례신사선 조성을 민간투자사업에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위례신도시 주민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년째 표류 위례신사선…재정투자사업 전환
위례신사선 노선도. 서울시 제공23일 위례신도시 주민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달 초 유찰을 거듭해 온 위례신사선 사업이 민간투자사업에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위례신사선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에 조성한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구 신사역을 잇는 14.7㎞의 경전철이다. 2008년부터 추진해왔지만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16년째 표류 중이다.
당초 삼성물산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사업성을 이유로 2016년에 철수했다. 이후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이어갔지만 같은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시는 사업비를 최초 공고(1조4847억원) 대비 약 19% 올린 1조7602억원로 설정해 지난 8월 1차 재공고를 냈지만 사업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2차 재공고에서는 1조8380억원으로 4.4% 더 올리고, 대표자 출자 지분율도 14.5%에서 10%로 낮췄지만 유찰됐다.
결국 서울시는 위례신사선 사업을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동안 진행하던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용역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목표다.
"명백한 분양사기"…위례신도시 주민 반발
위례신도시 시민연합이 지난 17일 서울시 송파구 위례중앙광장에서 '위례신사선 조속 착공 촉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위례신도시 시민연합 제공16년 간 염원하던 사업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자 2013년 입주 당시 총 3100억원의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을 낸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시민연합은 지난 17일 서울시 송파구 위례중앙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례신사선 조속 착공 촉구'를 요구했다.
김광석 대표는 "정부는 2021년까지 위례신사선이 완공되어 강남까지 10분이면 도달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아직 착공조차 되지 않았다"며"이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분양 사기'다. 국민을 속이고, 우리를 철저히 기만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호걸 공동대표도 "위례신사선 사업이 2008년 시작됐지만 교통 인프라는 여전히 미비하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타당성 조사를 완료한 사업을 더 이상 지연하지 말고 즉시 착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연합은 재정투자사업 전환에 대한 구체적 사유 등을 듣고자 지난 21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신청했다.
주민들의 반발에도 서울시는 재정투자사업 전환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례신사선 민간투자사업 재추진 불발 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여러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도 공지했다"며 "예고대로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