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태큼스 미사일 발사 장면. 연합뉴스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19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자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한 후 우크라이나가 감행한 첫 러시아 본토 공격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 6발로 러시아 서부 국경지대인 브랸스크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오전 3시25분 적군이 에이태큼스 6발로 브랸스크 지역의 한 시설을 공격했다"며 "6발 중 5발은 요격하고 1발은 손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미사일의 잔해가 군사 시설로 떨어졌으나 인적, 물적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는 서방 핵보유국(미·영·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非)핵보유국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핵 사용에 대한 교리(독트린)를 바꿨다. 핵 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주권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 러시아 영토에 대한 적의 항공기·미사일의 대량 발사, 동맹인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핵 대응을 고려할 권리도 교리에 명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비핵 미사일을 사용하면 핵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개정 교리에 대해 "핵무기 사용은 국가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러시아는 새로운 군사 위협 및 위험의 출현으로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확하게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핵무기 사용 결정은 러시아 대통령이 내린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1천일을 맞은 이날 양국은 결전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는 점령군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군은 국제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회유가 아닌 힘을 통한 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역시 평화와 협상보다는 전쟁 강행을 고수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은 계속되고 있다"며 "서방의 지원이 우리 작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날 유엔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천일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1만2164명이며, 부상자는 최소 2만6871명이다. 이는 공식 확인된 수치로 실제 사상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