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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 초기작 블루레이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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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19일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첫사랑' 담은 '이명세 컬렉션' 블루레이 출시

'이명세 컬렉션' 블루레이 커버. 한국영상자료원 제공'이명세 컬렉션' 블루레이 커버.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한국영상자료원이 독보적인 스타일과 개성을 가진 이명세 감독의 초기 대표작 '나의 사랑, 나의 신부'와 '첫사랑'(1993)을 블루레이로 담은 '이명세 컬렉션'을 출시한다.
 
오는 19일 출시하는 '이명세 컬렉션'은 영상자료원이 기획하고 블루키노가 제작한 36번째 블루레이 타이틀이다. 블루레이 마스터 영상으로는 2023년 영상자료원이 4K 디지털로 심화복원한 버전이 사용됐다.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로 알려진 이명세 감독은 서울예전 영화과 졸업과 동시에 김수용 감독의 연출부 생활을 했고, 1983년부터 홍파, 배창호 감독의 조감독을 거치며 연출 공부를 했다. 배창호의 '기쁜 우리 젊은날'에서는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후 1988년 '개그맨'으로 데뷔해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 '첫사랑'(1993) '남자는 괴로워'(1995) '지독한 사랑'(1996)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형사 Duelist'(2005) 'M'(2007) 등 장편 극영화 기준 총 8편을 연출했다.
 
영상자료원은 "다작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그의 모든 작품에는 완벽주의자 이명세의 연출적 노력과 성취가 깊이 스며 있다"라며 "이명세의 영화들은 이전 어떤 한국 영화, 나아가 이후 한국 영화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든 독보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그에게는 '작가' 대신 '스타일리스트'라는 호칭이 붙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새로움을 위한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았으며, 스타일을 위한 스타일을 선보인 것도 아니었다"라며 "그의 스타일은 그가 추구하는 영화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명세는 작가라는 칭호에 걸맞은 감독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명세 컬렉션'에 담긴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이명세 감독이 데뷔작 '개그맨'(1988)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후 발표한 두 번째 작품이다.
 
지난 1990년 12월 개봉 당시 서울 개봉관에서만 2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991년 한국 영화 흥행 랭킹 2위를 기록, '개그맨'의 흥행 부진을 뒤엎고 이명세 감독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
 
이 영화는 '결혼이야기'(김의석, 1992)로 한국적 로맨틱 코미디 붐이 일기 이전 이미 이 장르의 흥행 가능성을 보여준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치는 단순히 한 장르의 선구적인 영화라는 점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인공적인 세트와 색감, 애니메이션 기법, 에피소드형 서사 구조 등 이명세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계기가 된 작품으로, 무엇보다 한국 영화계에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표현 양식들을 선보였던 영화였기 때문이다.
 
영상자료원은 "그것은 특히 리얼리즘 중심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강조하던 당대 한국 영화계의 분위기에 새로운 미학적 활기를 불어넣은 가치 있는 시도였다"라고 평가했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사진 위) '첫사랑' 스틸컷. 다음영화 제공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사진 위) '첫사랑' 스틸컷. 다음영화 제공
한 지방대학 신입생의 연극동아리 연출가에 대한 풋풋한 첫사랑을 소재로 한 '첫사랑'은 이명세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와 더불어 이명세 감독의 대표작으로 거론될 정도로 비평적으로 호평을 받았고, 이후 관객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첫사랑'은 '이명세 스타일', 나아가 '이명세 영화 철학'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공적이고 환상적인, 어쩌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허무는 이 영화는 첫사랑에 빠진 이에게 기억이란 현실의 재현이나 시간의 연속적인 축적이 아니라 가장 설레고 인상적이었던 순간들, 감정들의 비논리적, 비현실적 연쇄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명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영화란 현실의 재현이 아니라, 영화 그 자체의 논리와 표현 양식들로서 온전히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첫사랑'은 당대 한국 영화의 언어의 경계를 넓히고 혁신한 최고의 문제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블루레이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코멘터리에는 주연 배우 박중훈, 이명세 감독, 김형석 영화평론가가 함께했다.
 
먼저 '첫사랑' 코멘터리는 두 가지 버전으로, 하나는 주연 배우 김혜수와 이명세 감독, 다른 하나는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이명세 감독이 참여했다. 해당 코멘터리는 촬영 당시의 상세한 에피소드들, 감독의 연출관, 비평적인 해설들이 결합한 종합판으로 두 영화뿐 아니라 이명세 감독의 영화 세계 전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화평론가 장병원이 집필한 소책자에는 두 작품과 이명세 감독이 한국 영화사에서 지니는 가치를 다시금 조명하는 글이 수록됐다. 이 블루레이 세트에는 두 영화의 예고편, 복원 전후 영상, '첫사랑' 콘티 이미지(소책자에 수록) 등 특별한 서플먼트가 포함됐다.
 
한편, 해당 컬렉션은 온라인 서점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구매자에게는 한정 수량으로 이명세 감독, 김혜수, 박중훈 배우 중 한 명의 친필 사인이 담긴 엽서를 랜덤으로 선착순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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