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고 있다. 윤창원 기자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은 급속도로 악화된 민심과 마주하고 있다.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되는 민심 이반은 거리 집회와 시국선언 형식으로 표면화 되고 있다.
특히 장기간 누적돼 온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명태균씨와 연결된 공천 개입 의혹과 맞물려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여론을 반전 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혹평이 적지 않았다. 당장 주말인 9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현 정권을 비판하는 대규모 집회와 범야권 장외투쟁이 종일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 도심 곳곳서 反尹 집회…범야권 장외투쟁도
경찰과 노동계에 따르면,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함께 9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1차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 집회를 연다.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행진이 진행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10만 명의 시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퇴진운동본부는 "윤석열 정권은 국정기조를 바꾸기는커녕 대국민 담화에서 대상도, 내용도 없는 형식적 사과를 했다"며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며, 김건희를 두둔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10월 31일 윤 대통령과 명태균의 녹취록이 공개되고, 11월 8일 나온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다"며 "지난 박근혜 탄핵촛불에서 태블릿 PC가 터지고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17%까지 떨어졌다. 윤석열 정권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여의대로에서 '윤석열 정권 반노동정책 심판'을 내걸고 따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탄핵 집회를 열어온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도 '범국민 항쟁으로 전쟁광 윤석열을 탄핵하자'며 114차 촛불대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야당도 지난 2일 '김건희 윤석열 국정 농단 규탄·특검 촉구 집회'에 이어 다시 장외투쟁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인사들과 함께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시청역과 숭례문 일대에서 '제2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尹퇴진" 교수 시국선언 잇따라…전문가들 "대통령 태도 문제"
연합뉴스전국 대학가에서는 교수들의 시국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충남대학교 교수 80명은 "역대 최악의 대통령 지지율이 증명하듯 윤석열 정권은 내치, 외치의 국정운영 모든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며 "우리는 무도·무능하며, 반민주적·반인권적·반서민적이고 위험한 정권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판단하며 윤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6일에는 전남대학교 교수 107명도 "대통령 후보 시기부터 취임 이후까지 대통령 윤석열과 부인 김건희, 명태균의 국정 개입 의혹은 차고 넘친다"며 탄핵을 언급했다. 같은날 인천대, 그보다 앞서서는 한양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비슷한 내용의 교수들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지난달 30일에도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가 "윤석열과 그 집권 세력을 가능한 한 빨리 물러나게 하는 것은 이제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김건희 여사 논란 등에 대한 대통령의 명확한 태도 변화 없이는 여론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신대 윤평중 명예교수는 지난 7일 있었던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과 관련해 "낙제점에 가깝다. 국정 난맥상을 수습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가장 핵심인 김 여사 관련 문제를 인정하려는 태도가 전혀 안 돼 있었다"며 "객관적인 인식이 부재하고 진단이 전혀 안 돼 있기 때문에 처방이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요구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명지대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사과의 이유가 불분명해서 사고의 재발 방지 대책이 들어갈 수가 없었다"며 "사과 받을 대상(국민)의 입장에서 사과해야 하는데 (대통령) 자신의 입장에서 사과했기 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