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SNS 계정에서 류더화가 대만 콘서트에서 '중국인'을 부른 것을 홍보하고 있다. 자유시보 홈페이지 캡처홍콩 출신 가수이자 배우인 류더화(유덕화)가 11년만에 연 대만 콘서트에서 소위 중국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 노래를 불러 논란이 일고 있다.
대만에서 류더화가 통일전선의 의도를 가지고 노래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오자, 중국 측은 대만 독립론자들이 정상적 문화 교류도 정치화하고 있다며 역공에 나섰다.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류더화는 지난 1~3일까지 3일간 대만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류더화가 콘서트 무대에 서기 위해 대만을 찾은 것은 11년 만이다.
중화권 최고 스타의 방문에 콘서트표가 일찌감치 매진되는 등 팬들의 관심도 컸다. 그런데 류더화가 콘서트 장에서 '중국인'이라는 노래를 부르자 논란이 벌어졌다.
"네가 어디서 왔든 어디로 가든~ 미래도 꿈도 함께 개척해 나가자", "손 잡고 너나 할 것 없이 고개 들고 앞으로 나와 우리 모두 중국인이란 걸 세상에 알리자"라는 가사의 이 노래는 대표적인 중국 애국주의 노래이다.
류더화는 홍콩의 중국 반환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노래를 20년 이상 자신의 콘서트에서 불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류더화는 홍콩 출신이지만 중국 공산당 위성단체로 알려진 중국영화인협회 부회장에 선출되는 등 대표적인 친중 연예인으로 분류된다.
이에 대만 독립성향이 집권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 린추인 의원은 자유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인인 류더화가 통일전선의 의도를 가졌더라도 (대만)팬들은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이 류더화의 노래를 좋아할 수는 있지만 그가 그가 통일전선 의도를 가질때 대만 사람들의 실제 반응은 '그냥 당신 노래를 불러라'"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통일전선의 흔적은 너무 명백하다", "류더화는 중국 공산당의 문화통일전선을 돕고 있다" 등 대만 네티즌들의 비판글이 이어졌다.
앞서, 대만으로 이주한 전 홍콩 구의원 리원하오는 지난 7월 칼럼을 통해 "류더화는 자신의 활동과 연설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게 중국 정부를 홍보할 수도 있다"며 입국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 등은 류더화가 해당 노래를 부른 것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중국 관영방송 중국중앙(CC)TV는 관련 보도에서 "수억 중국인들의 마음을 더욱 가깝게 하고 오천년 동안 민족의 피를 응축시킨 노래"라고 밝혔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4일 보도에서 민진당을 향해 "류더화를 "친공산주의자"로 낙인찍고 증오로 가득 찬 보도와 댓글을 쏟아내어 그를 향한 온라인 공격을 부추겨 정상적인 문화 교류를 정치화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만 독립 분리주의자들은 대만 지역의 이익을 팔아넘기고 반중 세력과 결탁하면서 (중국 본토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하고 모든 것을 위협으로 여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