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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밥 맛도 위기…최고급 일본 쌀의 추락 [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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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日 1위 쌀 품종 고시히카리, 기후변화로 저품질 몰락
더위에 약해 작년에는 최상위 등급 5%도 못 미쳐
고온 이겨내는 DNA로 새로운 고시히카리 품종화 나선 일본

■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 홍종호> 그다음 이슈로 한번 가볼까요?

◇ 최서윤> 네. "기후변화로부터 밥맛을 지켜라." 일본 고시히카리 쌀 아시죠?

◆ 홍종호> 유명하죠. 일본 가면 먹는 맛있는 쌀.

◇ 최서윤> 저도 좋아하는 쌀인데 이게 기후변화 때문에, 특히 이상 고온 현상 때문에 품질이 저하될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이에요. 뉴욕타임스가 기획 보도를 한 건데요. 일본 '쌀의 왕'을 기온 상승으로부터 구해야 된다. 고시히카리 쌀은 말씀드렸듯이 일본 품종이에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있어서 인천 강화도, 경기 김포시에서 재배를 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비슷한 맛이 나는 품종을 개발하기도 했어요. 이천에서 기르는데, 해들미라는 쌀입니다.

◆ 홍종호> 이천 쌀이 워낙 유명한데 거기서 나오는 해들미가 그 품종을 개발한 거군요.

◇ 최서윤> 네 맞아요. 일본에서는 원래 니가타현에서 개발해서 보급한 품종이에요. 밥을 지어놓으면 뽀얗고 윤기 나고 촉촉해요. 이름부터 '고시'가 찰기, '히카리'가 윤기래요. 찰기 좋고 윤기 나고. 이 쌀 보급되고 40년 이상 일본에서 제일 잘 팔린 품종입니다. 근데 기후변화 때문에 지금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해서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입니다.

작년 4월에 아시아 지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어요. 그래서 그 여파로 일본 전역의 고시히카리 농사가 흉작을 보였다고 합니다. 고시히카리가 원래 연약하대요. 열이나 병충에 약하긴 한데 작년에 너무 뜨겁고 이상고온 현상이 며칠 동안 계속 오래되니까 쌀이 윤기도 잃고 찰기도 잃고 막 부서지는 현상이 생긴 겁니다. 농사를 얼마나 망쳤냐면요. 이 쌀이 니가타현의 대표 특산물이거든요. 10년 동안 보통 고시히카리 쌀 재배하면 그중에 80% 정도는 아주 최상위 등급이었는데요. 작년에 농사한 거에서 최상위 등급 쌀이 5%도 안 나왔대요.

◆ 홍종호> 엄청난 추락이네요.

◇ 최서윤> 네 농민들로서는 지역 경제가 휘청일 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니가타현의 농업연구소에서 너무 충격을 받아서 고온을 이겨내는 고시히카리 품종을 연구해 보자고 한 거예요. 이상 고온 현상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앞으로 계속 닥칠 거고 계속 심화될 거라고 본 거죠. 그럼 우리가 여기 기후 변화에 적응을 해야 된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캡처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캡처
◆ 홍종호> 폭염이라는 게 앞으로 계속 상수가 될 테니까요.

◇ 최서윤> 네. 그래서 여기 농업연구소 전문가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고온 현상이 이미 우리한테 닥친 일이기 때문에 21세기 말, 그러니까 지금보다 한 50년쯤 후겠죠. 그때 더 높아질 기온 조건을 가정하고 쌀 품종 연구에 들어갔다. 연구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방법은 뭐냐면요. 고온에서도 살아남는 쌀의 DNA를 찾아내서, 이 DNA를 가지면서 고시히카리의 맛도 낼 수 있는 품종을 만들어내는 거예요.

니가타현에서 작년에 고시히카리 농사 망쳤잖아요. 근데 반대로 전혀 농사를 망치지 않은 쌀도 있었대요. 신노스케라는 새로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품종인데 얘는 되게 잘 자랐대요. 열에 잘 견디는 쌀들이 따로 있는 거고요. 그러면 이 쌀들은 DNA에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이걸 집중해서 살펴봤는데, 실제로 고시히카리에다가 적용을 하면 고시히카리도 고온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줄 걸로 보이는 DNA 시퀀스, 염기 서열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 홍종호> 문제는 시간일 것 같아요. 이게 빨리 될지 아니면 품종화해서 재배하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면 일본 소비자들이 못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최서윤> 맞아요. 근데 새로운 유형의 방법을 찾았다고 해도 벼를 개량해서 완전히 씨앗까지 만들어내는데 한 15년 정도가 걸린대요. 왜냐면 품종 교배를 계속해야 돼요. 계속 반복하고 해서 결국에 어느 순간 고시히카리 맛이 나면서 내열성을 가진 쌀이 나오는데요. 이게 15년 걸리는데 말씀하셨다시피 사람들이 기다리기 어려운 것도 있고 기후변화가 워낙 빠르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 10년 내에 개발을 하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저희가 이런 내용을 많이 다뤘었어요. 지난번에는 벨기에에서 서양배가 잘 안 자라서 40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실험하는 그런 게 있었고요. 그다음에 이거는 조금 포기한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는데 중국이랑 우리나라에서 먹는 배추가 잘 안 자라서 배추 파동이 자꾸 나오니까 방글라데시에서 배추를 길러서 중국에 수출하고 우리나라에도 수출하려고 하는 기사를 보여드렸어요. 이번처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연구가 성공하면 미래를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홍종호> 이것도 역시 시간과의 싸움이 아닐까 싶어요. 만약에 빠른 시간 내에 품종 재배가 가능하지 않다면 미국의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도 굉장히 맛난 쌀들이 나오거든요. 일본 소비자들 입장에서 찰지고 먹기 좋은 아주 맛있는 쌀을 수입해서라도 갖다 다오. 라고 할 수도 있고요. 아니면 일본 내에서 우리의 입맛을 바꾸자. 정부 입장에서 쌀 재배가 힘드니 맛은 좀 덜떨어지더라도 열과 폭염에 강한 쌀로 가보자고 국민을 설득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생각이 나긴 하네요.

◇ 최서윤> 우리가 기술로 이런 걸 이겨낼 수 있으면 무엇보다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홍종호>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CBS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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