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36주 태아 낙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건강했던 태아가 제왕절개를 통해 살아있는 상태로 산모의 배 밖으로 나왔지만, 의료진의 방치 행위 등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태아가 산 채로 태어났지만 의료진의 방치 행위 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낙태수술을 요구한 여성 A씨와 집도의 심모씨, 병원장 윤모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했고, 다른 의료진 4명은 살인 방조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태아는 낙태 수술 전 건강했다고 한다.
산모 A씨는 낙태를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았는데 해당 병원들의 초진 기록에는 36주차 임신, 태아 건강 등의 내용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산모가) 초진을 받은 병원에서 특이소견 없이 태아가 건강했다는 걸 확인했다"며 "의료자문 결과도 아기가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초진 병원들이 낙태 수술을 거절하자 A씨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중개인(브로커)을 통해 이번 사건의 병원을 찾았다. 중개인은 의료법위반(알선) 혐의로 입건됐다.
이후 A씨가 병원에 900만 원을 내고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고, 태아도 살아서 배 밖으로 나왔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하지만 경찰은 의료진들이 배 밖으로 나온 아기를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출산 후) 초기에 관리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소생술도 있고, 체온 유지, 호흡 확인, 이물질 확인 등이 있다"며 "하지만 출산 목적이 아니다 보니 의료행위를 실시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의료진의 방치 등의 행위로 인해 결국 아기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집도의 심씨와 병원장 윤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3일 "피의자 주거가 일정하고 사건 경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A씨에게 병원을 소개한 중개인 2명이 다른 수술들도 알선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이 사건 아기의 사체를 화장업체에 넘긴 화장대행업자가 여러 사체를 화장업체에 넘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