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시장금리는 낮아지고 있지만,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가 두 달 연속 뛴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9월 가계대출 금리는 연 4.23%로, 전월(4.08%)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8월(+0.02%p)에 이어 두 달째 상승세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3.51%에서 3.74%로 0.23%p 뛰었다. 2022년 9월(+0.44%p)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신용대출(5.87%) 역시 0.22%p 올라 4개월 만에 반등했다.
박종민 기자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 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대출)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9월 3.22%로 8월과 같았지만, 은행의 고정금리는 약 0.23%p 올랐다"며 "이 상승 폭의 대부분이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가산금리 조정의 영향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역시 0.08p 정도 하락했지만, 변동금리는 같은 이유로 0.04%p 올랐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기업대출 금리(4.77%) 역시 0.10%p 상승했다.
전체 은행권 대출금리는 한 달 새 4.48%에서 4.62%로 0.14%p 올랐다. 6월 이후 넉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편, 은행권을 비롯해 상호금융권 등도 연일 가계대출 조이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진 대출 억제 대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 조치를 연장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10월말까지 이른바 갭투자를 막기 위한 조치가 한시적으로 시행됐지만, 가계대출 억제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취지에서로 해석된다.
최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11월 말까지 가계대출 중도 상환 해약금을 전액 감면하는 등 대출 총량을 줄이기 위해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우대금리를 낮추고, 연말까지 비대면 신용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에 이어 신협중앙회도 가계대출 안정화 방안을 시행한다.
신협은 다음 달 6일부터 다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고, 현재 1주택 보유자에게도 주담대 보증보험인 모기지신용보험(MCI) 상품을 제한한다.
상호금융권 주담대가 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방지 조치에 나선 것이다.
앞서 새마을금고도 지난 24일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 조치 등을 사전 예고했다. 농협중앙회도 다주택자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을 각 단위조합에 보내 시행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