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녁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근황을 전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김영대 스쿨 오브 뮤직 유튜브 캡처그룹 뉴진스(NewJeans)를 제작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자신을 어도어 대표이사로 재선임해 달라고 요구한 가처분을 진행한 이유를 밝혔다. 타 소속사 아이돌 그룹 등 다수 연예인을 비하하고 조롱한 내용이 담긴 이른바 '하이브 문건'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민 전 대표는 29일 저녁 김영대 음악평론가의 유튜브 '스쿨 오브 뮤직'에 출연했다. 이날은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대상으로 본인을 어도어 대표이사직에 재선임해 달라고 요구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으로부터 각하된 날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 대표는 "1차 가처분에서 제가 승소했는데 하이브와 어도어는 한 몸이냐 한 몸이 아니냐의 딜레마가 있다. 누군가는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수 있는 거다. 어느 때는 한 몸이라고 했다가 어느 때는 아니라고 했다가 그런 지금 싸움 중에 제가 왜 가처분을 했냐면, 저한테 굳이 왜 하냐는데 저의 결백함과 순수함을 드러내는 거다. 이 소송을 통해서 끝까지 한번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한번 해보겠다. 뭘? 난 쟤네 주장처럼 내가 뭘 나가려고 하거나 그런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가처분 결과가 "궁금하기도 했다"라고 운을 뗀 민 전 대표는 "변호사님들도 이런 전례가 없다고 한다. 이런 소송을 안 한다. 전례가 없기 때문에 이길 승소 확률을 10%, 20% 보셨다. 제 입장에선 하이브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준다고 생각했다. 그냥 (자세를) 꺾기가 힘드니까 이렇게라도 한번 꺾이면 자존심 때문에 받아주지 못하던 것도 받아줄 수 있지 않나. 그리고 제 결백함을 드러낼 수도 있고"라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저는 이상한 프레임에 자꾸 시달리고 있고 누명을 쓰고 있고 그러니까 자꾸 이상하게 결백함을 드러내야 되는 거다. 아니 무슨 처음부터 모든 게 거짓말로 시작된 거여가지고… 제가 1차 기자회견에서 '여러분, 이게 모든 게 거짓말이에요! 놀랍게도! 세상에 이런 일이?' 싶었다. 진짜 황당한 거다. 웃겨서 웃는 게 아니라 기가 막혀서"라고 말했다.
'경영권 탈취' '배임' 등을 이유로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이사 자격이 없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관해서도 민 전 대표는 "상대가 대충 거짓말을 하면 모르겠는데 아예 0인 일을 꾸며낸다"라며 "(사람들은 그걸 보면) '그래도 뭐가 있으니까 저러겠지'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안 그러니까 남이 미친 짓을 할 거라고 아예 예상을 못 하는 거다. '그래도 뭔가 있겠지' 하고. 근데 진짜 0에서 출발하는 일이 있다"라고 재차 결백을 주장했다.
앞서 기자회견에서도 말한 바 있듯 민 전 대표는 본인이 겪은 일을 다큐멘터리로 찍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피곤하지만 그 기록을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 전 대표는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나밖에 없어서인가 보다, 이렇게 집에 틀어박혀서 일만 하니까 흠잡을 게 없고"라며 최근 미행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어떤 차가 너무 딱 붙어서 따라왔고 엉뚱한 길로 틀었는데도 따라 오는 걸 본 택시 기사가 알려줬다고 전했다. 민 전 대표는 "저는 사진도 찍었고 차번호도 알고 있으니까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잡았다. 그러니까 (미행한 주체가) 어딘지는 확인했다, 신고해서. 그런 황당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저는 살해 협박도 받았고 코미디 같긴 한데"라며 "근데 저는 제가 죽을 운명이 아닌 거 같다"라고 바라봤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미성년자를 비롯해 아이돌의 외모나 실력을 저급한 표현으로 깎아내리는 내용이 담겼고, 하이브 C레벨 임원진이 공유해 열람한 '위클리 음악 산업 리포트'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이 문건이 공개되자, 하이브는 "업계 동향과 이슈를 내부 소수 인원들에게 참고용으로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SNS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작성됐으며 하이브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단순한 의견 수집이라고 하기에는 수위가 지나친 비방이 많았고, 추가 공개된 문건에서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바이럴 마케팅 포인트가 포함된 점 등이 드러났다. 그러자 하이브는 "해당 문서 내용이 매우 부적절했다"라며 "K팝 아티스트를 향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이 그대로 담긴 점, 작성자 개인의 견해와 평가가 덧붙여진 점, 그리고 그 내용이 문서로 남게 된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라고 29일 공식 사과했다.
올해 4월 개최한 1차 기자회견 당시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해당 문건의 존재를 언급한 바 있는 민 전 대표는 이날도 다시 한번 '하이브 문건'을 강력 비판했다. 민 전 대표는 "회자된 문건을 거부한 이유가 있다. 신랄한 비판 메일을 써서 막 보냈다. 1년을 참다 참다 못 참고 쓴다고, 뭐 하는 거냐, 지금 누구를 위한 글이냐? 이게 재밌냐? 나중엔 너무 스트레스여서 보지도 않았다. 도대체 목적이 뭔지 누구를 위한 글인지도 모르겠고"라고 일갈했다.
또한 민 전 대표는 "이 업이 커지다 보니까 이 업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다"라며 "그 사람들에게 업을 이런 식으로 알려준다고? 이게 제일 무서웠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런 사람들은) 가뜩이나 상명하복을 다 한다. 그런 사람들한테 이걸 주입식으로 가르친다고? 그럼 업계가 뭐가 되겠어?"라고 반문했다.
민 전 대표는 "이 사람들은 처음에는 (보고서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도 그게 물들 수 있다. '아, 이게 나만 내가 이상한 건가?' '원래 이 업계는 다 이렇게 하나?'라든지 이상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저는 그거를 깨고 싶어서도 비판 메일을 보냈던 것"이라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분명히 있다. 이거 좀 이상한 일이야, 왜 이걸 하는 거야? 그리고 그렇게 당당하면 밖에 까(공개해)! 다 보여줘, 그럼"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27일 어도어 대표이사에서 해임돼 현재 사내이사직만 유지 중인 민 전 대표는, 어도어 대표이사로 재선임해 달라며 하이브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고 29일 밝혔다. 각하란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을 심리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절차다. 법원은 민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두고 "신청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하이브에게 어도어 이사들에 대한 업무집행 지시를 하도록 명한다고 하더라도 어도어 이사들이 이를 따를 의무는 없기 때문에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라며 "법리적인 이유로 가처분이 각하된 것일 뿐이고 주주간계약의 효력이 부정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린다.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가 체결한 주주간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냈다.
어도어 대표이사 임기를 2026년 11월 1일까지 보장한 주주간계약 조항은 거론한 민 전 대표는 오늘(30일) 예정된 어도어 이사회에서 자신을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