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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수사하는데 3년마다 연임 결재…용산 앞에 취약한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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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난 25일 공수처 검사 '늑장 재가'
채상병 등 수사 검사들, 하마터면 임기 종료될뻔
공수처 검사, 3년마다 대통령 '연임 재가' 받아야
수사 대상엔 대통령 포함인데…권력 앞에 취약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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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들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늑장 재가'로 인해, 공수처 검사 연임 제도 자체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공수처는 말 그대로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하는 기관인데, 정작 수사검사들은 대통령에게 3년에 한 번씩 연임 재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 때문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공수처 이대환·차정현·송영선·최문정 검사 4명에 대한 연임을 재가했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공지를 그날 오후 6시 23분쯤 기자들에게 전했다.

검사들의 임기는 전날(27일) 자정까지였다. 26~27일이 주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임기 마지막날 일과 시간 이후에 윤 대통령의 재가가 떨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늑장 재가란 비판이 나왔다.

이 같은 문제는 현 정부 말고도 계속해서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다.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들의 임기는 3년이며, 3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공수처 검사들은 앞으로도 3년에 한 번씩 대통령에게 연임 재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이 범한 직권남용이나 수뢰, 허위공문서 작성 및 정치자금 부정수수 등의 특정범죄를 척결하고, 공직사회의 특혜와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설치됐다. 관련 법률을 보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고위공직자'로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직(職)으로 대통령이 가장 먼저 소개된다.

수사 대상이 되는 대통령이 3년마다 수사하는 검사의 연임을 재가하는 아이러니한 구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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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런 구조는 더욱 문제가 되는 측면이 있다. 공수처 검사의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밖에 되지 않는다. 심지어 현재는 인력 이탈 등으로 18명뿐이고, 평검사 1명은 27일을 끝으로 임기를 마쳤다. 부장검사와 평검사 각각 1명도 면직 재가를 받아 이달 말 퇴직한다. 이달 말 기준 검사 15명이 공수처의 모든 수사를 담당해야 한다.

만약 윤 대통령이 지난 25일 검사 4명에 대한 연임을 재가하지 않았다면, 정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검사 11명만 공수처에 남게 될 뻔했다.

현재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채상병 사건과 명태균·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사건, 마약사건 세관 직원 연루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다. 모두 다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 대통령실과의 연관 의혹 등이 있는 사건이다.

특히 채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직접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박정훈 해병대 대령이 이끌던 해병대수사단에서 경북경찰청으로 채상병 사건을 넘겼다가 국방부 검찰단에서 사건을 회수해 온 날에 이뤄진 통화였기에 채상병 사건에 윤 대통령의 직접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25일 윤 대통령이 연임 재가를 하기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장에서 "채상병 사건 수사 연속성 유지, 조직 안정, 신규 우수인력 확보 차원에 비춰보면 네 사람의 연임이 절실한 사정"이라면서 "실질적으로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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