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 앞에서 'KBS 사장 불법선출 중단 및 위법적 이사회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열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최종 사장 후보자 결정일에 KBS가 하루 총파업에 나서자 언론계가 한 목소리를 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사장 선임 절차의 부실은 처음부터 예견된 참사"라며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KBS 이사회의 신임 이사 7명은 위법한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추천해 선임된 인물이다. 이들은 무자격자"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자격과 명분은 고사하고 공영방송 재건을 위한 의지조차 없는 현재 KBS 이사회가 밀어붙이는 사장 선임은 원천무효"라며 KBS 이사회에 △ 이사 선임에 대한 위법성이 모두 조각될 때까지 사장 선임 절차 등 중요의결 중단, △ 시민참여 평가제도를 비롯해 국민의 뜻을 반영할 선임 절차 강구, △ 원점에서 사장 후보 재공모 등을 촉구했다.
지상파 3사 중 하나인 MBC 노조 역시 KBS 파업에 연대했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국민의 방송 KBS를 강탈해 정권의 방송을 만들려는 위법적 시도를 반드시 멈춰야 한다. 법원 취지라면 2인 방통위의 모든 의결이 불법이라 (방통위 의결에 의해 7인이 선임된) 현재 KBS 이사회도 불법"이라며 "이런 이사회가 불법적인 사장을 선출하고 강요하려 하는데 사실상 날강도 같은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파업에 돌입한 KBS 구성원들을 향해 "오랜 파업의 트라우마를 극복해 내면서 국민만 믿고, 다시 어려운 싸움에 나섰다. 여러분들의 실천 하나하나가 정상화의 길을 앞당길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늘 함께 투쟁하겠다"라고 응원했다.
23일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24시간 파업에 돌입,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 조합원들은 이날 전국에서 500명 가량이 집결해 KBS 사옥 내부 곳곳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윤성구 KBS본부 사무처장은 "공영방송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해 2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은 사옥 안에서 서로 어깨 걸고 쟁의에 참석 중"이라며 "다수 이사인 7인의 여권 이사들은 오전 9시보다 훨씬 일찍 도착해서 쪽문도 아닌 이상한 문으로 입장했다. 그리고 소수인 4인 이사들은 지금 입장했다. 서로 입장 시간도 다르게 한 게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또 "KBS가 망가진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참담하다. 오늘(23일) 최종 사장 후보자를 뽑는 이사회는 불법적으로 선임된 7인 이사만이 소수 이사들을 무시하고 사장 선임 과정을 밟고 있다. 불법적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며 "서기석 이사장은 즉시 사퇴하고, 사장 3명 후보들도 여기가 아닌 용산 어딘가에 있어야 한다. 주제를 알고, 분수를 되찾으라"라고 강조했다.
시청자들을 향해서는 "파업으로 방송이 차질을 빚고, 지역에서는 일부 방송이 결방된다. 불편할 수 있지만 더 바른 보도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KBS 구성원들을 응원해 달라. 그들이 용산이 뒷배라면, 우리는 여러분들이 뒷배다. 열심히 힘내서 투쟁하겠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차기 사장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KBS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민 사장, 박장범 '뉴스 9' 앵커, 김성진 방송뉴스주간 등을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KBS 이사회는 오늘(23일) 면접 심사 및 이사회 표결을 거쳐 최종 사장 후보자 1명을 선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KBS본부는 지난 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92.76%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전체 조합원 2085명 가운데 1754명(84.12%)이 응답했고, 1627명(92.76%)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에는 600여명의 조합원들이 연차휴가 투쟁에 참여, '용산방송·무능경영 심판'을 슬로건으로 내건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21일에는 사장 후보자 면접일인 23일에 맞춰 7년 만에 24시간 총파업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