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기다리는 KIA 이범호 감독. 연합뉴스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확정된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한 점 뒤진 상태로 다시 경기를 치러야 하는 KIA 이범호 감독은 "내일 더 좋은 상황이 만들어질 거라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KIA는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 대 1로 뒤진 채로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을 맞았다. 날씨의 영향이었다. 6회초 삼성 선두타자 김헌곤에 선제 솔로 홈런을 내준 KIA는 이어 르윈 디아즈, 강민호에 연속 볼넷을 허용하고 무사 1, 2루 위기에 빠졌다.
후속 김영웅의 타석. 심판진은 거세게 내리는 빗줄기 탓에 경기를 잠시 멈춰 세웠다. 이후 경기는 재개되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회말을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천으로 다시 개시하지 못할 경우 서스펜디드가 성립된다"며 "동일 구장이기 때문에 내일 2차전 경기 전에 6회말부터 경기를 재개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KIA 이범호 감독은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감독은 "오늘 경기 전에 선수들이 차분하게 하자고 얘기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이다 보니, 긴장하고 흥분한 상태였던 것 같다"며 경기를 돌이켰다.
그러면서도 "경기 감각 생겼을 것이다. (내일 치를 남은 1차전은) 2차전을 하는 기분으로 할 것"이라며 "편안한 상태에서 경기를 할 것이다. 모자란 부분을 준비하면 더 좋은 상황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IA 타자들은 삼성 선발 원태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5이닝 동안 원태인에게 뽑아낸 안타는 고작 2개뿐이다. 경기가 일시 중단되면서 페이스가 좋았던 원태인을 또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KIA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이 감독은 "원태인은 한국의 다승왕이다.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오늘 경기에서는) 구위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오늘 5이닝을 던졌으니 내일은 불펜이 나와야 한다. 저희 입장에서는 삼성 불펜을 상대로 타격감이 좋았기 때문에 기대하면서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6회초 삼성 김영웅의 타석에서 끝난 남은 1차전 경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감독은 "김영웅에게 잘 던졌던 투수를 투입할지, 번트 수비를 가장 잘하는 투수를 올릴지는 투수 코치와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볼 상황인데도 김영웅이 치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격적으로 나갈 것 같다"며 "여러 가지를 고민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일을 격려하는 이범호 감독. 연합뉴스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 네일의 호투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네일은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이 감독은 "무척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투구 수가 60개를 넘어갔을 때도 구위는 좋았다"며 "6회까지 1이닝만 더 던지게 하려고 마음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솔로 홈런 하나 맞는 거는 그럴 수 있다. 타자가 잘 친 것"이라며 "구위 등 모든 면에서 컨디션 찾아 줬다. 앞으로 더 좋은 피칭을 기대한다"고 첨언했다.
KIA는 오는 22일 오후 4시 광주 홈에서 남은 1차전을 치른다. 1차전이 오후 5시 30분 전에 종료되면 2차전은 예정대로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1차전 종료 시간이 늦어지면 2차전은 1차전이 끝난 뒤 1시간 후에 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