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로고. 연합뉴스 AI(인공지능)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사상 최고점을 경신했습니다.
14일(현지시간)에는 차세대 AI 반도체인 블랙웰의 1년치 공급량이 완판됐다는 소식에 2.43% 상승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인 138.0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 17일에는 TSMC의 깜짝 실적에 힘입어 장중 최고치인 140.89달러를 찍기도 했고요.
그 가운데 15일에는 ASML의 실적 쇼크와 함께 미국 정부가 AI 반도체 수출 규제에 나설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4.69%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가 일희일비하는 모습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8월 29일 좋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6.38%나 하락했고, 2거래일 뒤인 9월 3일에는 9.53%나 하락했습니다. 이날 증발한 시가총액만 2800억달러(약 384조원)로 현재 삼성전자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당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AI 고점론이 함께 시장의 발목을 잡았는데요. 증권가는 AI의 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한 때 혁신을 선도했던 IBM이나 시스코시스템즈의 몰락을 분석하며 대응법에 고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분석의 내용은 '경기 둔화와 주도주의 매출 및 이익 성장률 감소가 맞물리면, 주가 상승 흐름이 제한될 수 있다'입니다.
엔비디아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나타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엔비디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265% 성장에서 2분기 122%로 감소했습니다. 매출 성장률은 3분기 82%에 이어 내년 1분기에는 52%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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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재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는 독점적 지위에 기반한 80%에 육박한 매출 총이익률도 언제까지 지속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한몫했습니다. 매출 총이익률 80%는 1만원짜리 상품의 원가가 2천원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비관론은 미국의 기준금리 빅컷(0.5%p 인하)과 경제지표의 회복에 따른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 AI 낙관론으로 전환했습니다.
KB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최근 경제지표와 대형은행주 실적 서프라이즈 덕분에 연착륙 기대는 공고해졌고, 경착륙 우려가 낮아진 상황에서 AI 시장 성장 기대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