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미니 5집 '리브 앤드 폴'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음악이라는 게 음악이라는 게 빛을 보게 된다는 게 되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21세기에, 노래가 정말 매일매일 전 세계적으로 수백 곡씩 나오는 세상인데 저희 곡이 수많은 사람들한테 정말 사랑을 받게 된다면… 그런 점에서는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3년 동안 빌런즈(공식 팬덤명)분들이 늘었기 때문인데요. 데뷔 때부터 (저희를) 봐온 분들도 있고요. 여섯 명 마음이, 무대에 한 사람만 있어도 그 사람을 감동시키기 위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음악을 만들자는 거예요. 몇 년 안에 차트인(진입)해야겠다, 어떤 무대에 5년 안에 서야겠다 이런 것보단, 계속해서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들한테 우리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면서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빛을 볼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날이 꼭 올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그 믿음을 가져서 조급하지 않은 것 같아요." (건일)하루에도 수백수천 개의 신곡이 나온다. 저명하거나 인기가 있는 가수라도 매번 노래가 '잘' 되기란 쉽지 않다. 개인의 취향이 이전보다 훨씬 더 세분된 요즘은 더욱더 그렇다. 많은 이들이 알고 따라 부를 수 있는 히트곡 유무는 그 가수 혹은 팀의 대중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어쩌면 '대중성 잡기'란 거의 모든 가수의, 계속될 숙제일지 모른다.
2021년 말 데뷔한 보이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XH)는 올해 4월 낸 첫 정규앨범 '트러블슈팅'(Troubleshooting)에서 팝 펑크 장르의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을 타이틀곡으로 발표했다. 이번 미니 5집 '리브 앤드 폴'(LIVE and FALL)에선 처음으로 록 발라드 장르의 '나이트 비포 디 엔드'(Night before the end)를 타이틀로 삼았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도,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음악의 지향점을 조금 더 '대중적'인 데에 맞춘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어김없이 나왔다. 이에 리더 건일은 "대중성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가 있다. 데뷔 초 앨범을 보면 대중적인 곡도 있지만 다소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매니악한 곡이 타이틀로 선정된 적이 종종 있다"라고 운을 뗐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전작 '트러블슈팅' 이후 6개월 만에 새 앨범으로 컴백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건일은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으려면 어느 정도 대중성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도, 그런 리밋(한계)을 두고 음악을 만들지 말고, 우리가 했을 때 가장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것에 기준을 두고 하자고 했다"라고 부연했다.
록 발라드 장르의 타이틀곡 '나이트 비포 디 엔드'는 서정적 베이스 리프로 외롭고 쓸쓸한 가을 감성을 극대화한 노래다. 주연은 "지난 앨범 '트러블슈팅' 만들고 나서 색다르게 발라드로 타이틀곡을 만들면 어떻겠냐 하는 의견이 나왔다. 저희도 굉장히 신선했고, 그런 식으로 앨범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발라드 (타이틀곡을) 주축으로 앨범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나이트 비포 디 엔드'가 록 발라드인 만큼 대중성에 관한 고민이 들어간 것 같다는 말에 주연은 "저희가 곡을 세상에 내보낼 때 '이 음악이 좋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에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뭘까. '나이트 비포 디 엔드'라는 곡에 담긴 의미가 지금 우리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라고 답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잃지 않고 가져가는 메시지의 '중심'이 있는지 물었다. 건일은 "음악에서, 특히 밴드 음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진정성이다. 제가 어릴 때 듣고 자란 밴드 음악은 정말 지친 영혼을 위로하고 분출하지 못하는 걸 대신 분출해 주는 힘을 가진 음악이었다"라며 "신기하게, 정말 좋은 멜로디들은 진짜 감정에 몰두했을 때 나오더라. 항상 진실되게 우리의 감정을 담으려고 하는 포인트 하나만큼은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주연, 정수, 가온, 오드, 건일, 준한. JYP엔터테인먼트 제공타이틀곡은 '운석이 떨어지기 전 마지막 한 시간이 남았다면'이라는 상상으로 시작된 곡이기도 하다. 운석 떨어지기 한 시간 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질문에 건일은 취재진을 바라보며 "저는 여기 계신 분들에게 커피를 사겠다"라고 해 탄성을 자아냈다. 오드는 "바닥에 누워서 운석을 구경하겠다"라고, 준한은 "기술력이 된다면 한번 운석을 피해볼 것 같다. 로켓을 타고 피해보면 어떨까"라고 밝혔다.
가온이 "엄마한테 전화드리겠다"라고 하니, 건일은 "저는 (원래) 어머니랑 같이 있을 거였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정수는 "멤버들처럼 (운석을) 피하거나 하진 않을 거 같고, 그동안 인생을 돌아보면서 저 자신에게 채찍질하고 답답하게 살아왔던 인생을 내려놓고 칭찬해 주면서 편안하게 있을 것 같다"라는 답을 내놨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디지털 싱글 발표 시리즈인 '오픈 베타'(Open ♭eta)를 통해 '세이브 미'(Save Me) '소년만화' '인스테드'(iNSTEAD!)(Feat. YB 윤도현) '러브 앤드 피어'(LOVE and FEAR)라는 음악을 공개했다. 여기에 타이틀곡 '나이트 비포 디 엔드'와 '필링 나이스'(FEELING NICE) '심포니'(XYMPHONY) '엑스에이치_월드_세븐티파이브'(XH_WORLD_75)까지 신곡 4곡을 더해 8곡이 실린 앨범을 냈다.
이번 앨범을 "올 한 해를 다 담은 앨범"이라고 표현한 오드는 "뿌듯함과 알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수는 '어떤 음악을 냈을 때 많이 놀랄까' 하는 부분에 집중하며 "음악적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건일은 "서정적일 록 발라드부터 엄청난 헤비메탈까지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느낌으로 되게 다양한 장르가 들어가 있다"라고 전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14일 저녁 6시 미니 5집 '리브 앤드 폴'을 발매하고 11월 15~17일 사흘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앨범 작업에서 신경 쓴 점을 묻자, 건일은 "팬분들과 저희가 함께 성장한 지가 어언 3년 정도가 된다. 팬분들은 엑디즈 우리 여섯 명이 진짜 어떤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할 때 가장 좋아하신다. 곡 작업할 때도 뭔가에 휩쓸려서 한다거나, 어떤 다른 영향을 최대한 안 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 무조건 영감은 우리 여섯 명 안에서 (소화)하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수록곡 중 '인스테드'는 밴드 YB의 윤도현이 참여한 곡이다. 건일은 "한국 록의 너무나 레전드이신 윤도현 선배님께서 함께해 주셨다. 후렴 부분을 그로울링(긁는 듯한) 창법으로 녹음했는데, 이건 정말 전문으로 할 수 있는 분이 피처링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때 떠올랐던 분이 윤도현 선배님이시다. 대학 축제 때 뽀로로 노래를 메탈 버전으로 부르신 영상을 보고 이 파트 해 주시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 회사 통해서 연락드렸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수락해 주시고, 라이브 클립도 같이 찍고 공연 마지막 날 무대에도 등장해 주셔서 너무 뜻깊은 경험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윤도현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을까. 가온은 "콘서트 끝나고 바로 대기실에 오셔서 말씀해 주셨다. 그냥 따봉, 엄지척하면서 '그대로만 해라. 악기를 조금 더 열심히 연습하면 너희는 (더 앞으로) 갈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말씀해 주셔서 너무 뿌듯하기도 하고 영광스러웠다"라고 돌아봤다.
악기 연주 실력을 더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을 질문하자, 오드는 "저는 신시사이저를 맡는데 사운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더 좋게, 거부감 없이 들릴 수 있을까 고민한다. 합주하고 무대 하면 할수록 조금씩 더 고쳐나가고 있다"라고 답했다.
미니 5집 타이틀곡은 '나이트 비포 디 엔드'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건일은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고 무대에 서는 만큼 악기 폭이 굉장히 넓어야 한다. 다양한 악기를 구매하는데, 오드씨는 공연할 때마다 장비가 새로 늘어서 온다. 사운드에, 장비에 진심이다. 준한씨도 장르에 맞는 기타를 찾고 다양한 이펙터 구입한다. 사운드, 장비 부분에도 아낌없이 투자 중"이라고 귀띔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다움'이란 무엇인지 묻자, 가온은 "실험적인 것들을 도전하는 데 있어서 개인적으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음악을 내는 신선함이 아마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같은 소속사 선배인 밴드 데이식스(DAY6)가 여러 곡을 역주행·정주행시키고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전석 매진시키는 등 대단한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후발주자로서 어떤 마음인지 질문이 나왔다.
가온은 "데이식스 형님들도 성장을 천천히 꾸준히 하셨고, 거기서 느꼈던 건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밴드는 다른 아이돌보다 유리할 수 있는 게 나이 제약이 조금 덜하다 보니 저희는 사실 40대, 50대, 60대가 되든 마음만 먹으면 꾸준히 음악 오래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JYP엔터테인먼트 제공14일 저녁 6시 미니 5집 '리브 앤드 폴'을 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11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도 앞뒀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연 15회 규모 콘서트를 전석 매진시킨 후, 규모를 2배 확장했다.
"사실 얼마 전에 다 같이 얘기한 적이 있어요. 다들 정말 멀리 보고 있더라고요. 정말 오래하고 싶다는 게 기본적인 전제였고 그게 나올 수 있었던 거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인 것 같아요. 음악을 제외하고도 너무 재밌고 인간적이고, 친구 대 친구, 형 동생으로서도 너무 잘 맞는 사람들끼리 뭉쳐 있다고 봐서 끝까지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온)"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멤버들을 만나고 나서 음악적 다양성이 정말 많이 변했어요. 제가 록 장르, 밴드 음악 정말 잘 모르던 상태로 시작했는데 멤버들을 만나고 데뷔하면서 멤버들이 좋아하는 장르나 엑디즈로서 시도해야 하는 장르도 해 보다 보니까 흥미도 많이 생긴 거 같아요. 이 친구들과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