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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석탄 시대 종말' 선언…기후 위기와 본격 전쟁[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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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英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G7 국가 중 최초로 탈석탄 달성
풍부한 석탄 기반으로 산업혁명 이끈 이후 142년만의 역사 종료
2012년 석탄발전 비중 40% 달했던 영국, 지금은 재생에너지가 46%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지속된 탈석탄 정책, 정치적 의지 덕분
정부와 기업이 노동자 재교육 및 전직 적극적으로 지원
한편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소 새로 짓는 한국, 좌초자산 우려

■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 홍종호>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다.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홍종호입니다.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 오늘도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안녕하세요. 두 가지 소식 준비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소식입니다. "산업혁명 본진 영국 석탄화력 142년 역사 종료"

◆ 홍종호> 영국이 석탄을 대규모로 사용한 최초의 국가 아니겠어요? 그런데 영국 화력발전소가 완전히 폐쇄됐다. 굉장히 역사적인 그런 사건입니다.

◇ 최서윤> 맞습니다. 잉글랜드 노팅엄셔에 위치한 랫클리프 온 소어(Ratcliffe-on-Soar) 발전소가 지난 9월 30일, 57년 만에 가동을 멈췄습니다. 이로써 영국 석탄발전 142년의 역사가 끝난 건데요. 영국 정부의 탈탄소화 목표에 따른 겁니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 생산하는 부분에서는 탈탄소화를 이루고 그다음에 2050년이 되면 국가 경제의 모든 산업에서 탄소 중립, 즉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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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말 그대로 적극적인 목표를 세웠고 또 이걸 아주 구체적으로 실천을 해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네요. 다른 나라도 아니고 영국이 우리가 다 중고등학교 때 배웠지만 1차 산업혁명의 중심지고 그 풍부한 석탄을 캐내서 대규모로 사용했다 이런 건데 아마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은 뉴스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 최서윤> 맞습니다. 영국 전에 석탄화력발전소 폐쇄한 나라들도 있긴 하지만 영국이 의미 있을 수밖에 없는 게 1882년에 세계 최초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열었기 때문이에요.

◆ 홍종호> 1882년 1월에 만들었죠. 제가 기억하는 게 사실은 에디슨이 이 석탄화력발전소를 할 수 있는 이런 기술을 발명했는데 오히려 첫 번째 발전소는 런던에 세워졌어요. 그리고 두 번째 발전소가 같은 해인  1882년 9월에 미국의 뉴욕에 세워졌고요.


◇ 최서윤> 런던에 있는 홀본 바이아덕트라는 발전소더라고요. 에디슨의 회사, 제너럴 일렉트릭의 전신인 회사가 지었어요. 이때 런던의 불이 밝아진 거죠. 다들 아시다시피 영국은 1700년대 증기기관 발달을 통해서 영국의 석탄 사용량이 급증하기 시작을 했고요. 석탄 사용량 급증과 함께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정말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영국이 석탄자원이 워낙 풍부했기 때문에 이걸 따라서 경제 발전도 좀 빠르게 가능했다고 볼 수 있겠죠.

영국의 카본 브리프가 분석을 했더니 영국이 지금까지 사용한 석탄량, 1882년에 홀본 발전소 열었을 때부터 지금 2024년 랫클리프 폐쇄될 때까지 영국의 석탄발전소가 지금까지 태운 석탄의 양이 한 46억 톤 정도로 추정이 된대요.

◇ 최서윤> 그리고 탄소 배출량은요. 104억 톤 정도를 지금까지 배출한 걸로 추정되는데 이 104억 톤 정도에 맞먹는 누적 배출량 배출한 나라, 전 세계에 2개밖에 없죠.

◆ 홍종호> 미국과 중국. 딱 두 나라 빼고는 영국이 누적 배출량 이제를 제일 많이 한 나라죠.

◇ 최서윤> 그렇습니다. 영국은 석탄 발전이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체 발전량의 80%를 차지했대요. 근데 말씀하신 것처럼 영국이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서서히 잘 줄여왔거든요. 2012년만 돼도 석탄 발전량이 전체 발전원에서 40%로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 홍종호> 30년 만에 반으로 줄어든 거예요.


◇ 최서윤> 그렇죠. 이게 비용도 비싸졌어요. 지난 한 10년 동안 우리 탄소세 도입되면서 탄소세가 오르고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도 저렴해졌어요. 그러면서 재생에너지가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사용하는 비중이 줄어든 거죠.

◆ 홍종호> 저도 통계를 찾아봤는데 영국이 2000년만 해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딱 3%밖에 안 됐거든요. 그런데 작년 2023년에 자그마치 46%로 증가합니다. 23년 만이죠. 이렇게 성장을 하다 보니 굳이 탄소까지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거죠.

◇ 최서윤> 네. 그래서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지를 선언만 한 게 아니라 달성한 국가, G7 국가 중에서는 영국이 처음이에요. 시작도 영국이 했고 끝맺음도 영국이 했다. 유럽에서 앞서서 석탄 발전 중단한 나라가 스웨덴, 벨기에, 오스트리아 있고요. 그다음에 이탈리아는 내년까지 중단을 한다고 하고 프랑스는 2027년,  캐나다 2030년, 독일은 2038년까지입니다. 독일은 탈원전도 같이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때까지 석탄 발전 중단 계획을 잡고 있고 미국이랑 일본도 얘기는 하지만 일정이 정확히 나온 건 없어요.

◆ 홍종호> 드라마틱한 변화입니다. 한 40년 동안에 이루어 온 건데 이렇게 되면 역시 또 일자리 문제도 상당히 변화가 있지 않겠어요? 석탄화력발전소가 중요한 비중이다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면서 영국은 이른바 전환의 시대에 일자리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조사한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시죠.

◇ 최서윤> 아무래도 석탄을 캐는 광부가 옛날에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잖아요. 절정기에는 100만 명이 넘었대요.

◆ 홍종호> 어마어마하군요.

◇ 최서윤> 이번에 문 닫은 랫클리프 발전소만 해도 최대 3천 명까지 일했었던 이쪽 지역의 대표 산업이었대요. 지역 일자리를 책임지는 산업이었죠. 근데 2013년에 그러니까 11년 전이죠. 영국 정부가 2025년이 되기 전에 석탄을 퇴출하겠다 이런 로드맵을 딱 발표를 한 다음에 회사도 준비를 한 거예요. 그때부터 일자리를 줄이는데 충격으로 실업만 발생하면 안 되잖아요. 다른 공장으로 옮겨가고 희망퇴직 원하면 할 수 있고 조기 은퇴도 할 수 있고 또 다른 일자리를 제안하는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전직을 독려해왔다고 해요. 그래도 11년간 이루어졌으니까 좀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겠죠.


◇ 최서윤> 회사도 노조와 협력을 해서 엔지니어들이 다른 발전소에서 새 일자리를 얻거나, 아니면 또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또 다른 기회를 찾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에너지 산업의 다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재교육도 좀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합니다.

지금은 직원이 100명 정도 남아 있대요. 앞으로 2년 동안 이 발전소를 해체하는 작업을 해 나갈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유럽 기후변화 싱크탱크 E3G 석탄 퇴출 담당자가 이런 말을 했어요. "노동자들의 전환은  회사가 전적인 책임을 져야 된다. 누구의 일자리도 잃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하는 게 중요했다."

◆ 홍종호> 에너지 전환은 기후위기 시대에 반드시 필요하되, 그로 인해서 없어지는 일자리와 생겨난 일자리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전환하는 것이 또 역시 국가의 책임이다 이런 거겠죠. 사실 대처 정권에서 80년대에 막 굉장했잖아요. 광산 폐쇄를 결정하면서 파업이 심했었는데 그때의 교훈이었을지 모르지만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좀 더 체계적으로 노력들을 하는 것 같은데요. 이 정치의 역할 또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 최서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하고 우리나라가 좀 새겨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정권이 바뀌어도 이렇게 11년 전의 로드맵이 정해진 로드맵대로 이렇게 착실히 이행될 수 있게 하는 그 힘, 사회적 동의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영국이 최근에 올해 들어서 노동당으로 아예 정권이 바뀌었어요.

전환 계획을 발표할 때 2013년에는 보수당이었는데 노동당으로 바뀌었고 사실은 그 사이에도 경제 위기 때문에 총리가 얼마 안 돼서 바뀌고 정치적으로 좀 어지러웠잖아요. 그럼에도 11년 전에 발표한 그 로드맵을 착실히 수행해 온 그 힘이 좀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정책의 안정성이라고 할 수 있겠죠.

◆ 홍종호> 정권이 바뀌더라도 탈석탄 탈탄소 에너지 전환은 계속해서 일관되게 간다는 메시지죠. 제가 올 초에도 한 번 이 분야를 연구하는 영국의 경제학자와 한국에서 세미나를 한 적이 있어요. 제가 물었어요. 영국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졌느냐 물었더니 딱 한마디로 '정치적 의지'다.  지금 똑같은 얘기를 우리 최 기자님이 하고 계시잖아요. 일관되게 정권에 관계없이 국가적인 목표를 계속해서 지향하고 실천한다 이런 메시지인 거죠.

◇ 최서윤> 어떻게 보면 재생에너지가 정치적 이념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은 좀 안타까울 때가 있고요. 지금 영국의 에너지 안보 탄소중립부 차관이 이렇게 말을 했대요. "집권당은 바뀌었지만 정치는 말(word)로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까 기후변화나 에너지 정책은 어떤 당이 정권을 잡든 상관없이 국가의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거다. 그래서 보수당 정부도 중간에 조금 다른 데를 쳐다본 적도 있지만 그들도 기후변화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평가를 했다고 합니다.

◆ 홍종호> 가장 큰 교훈인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의 탈석탄 탈탄소는 어떤 상황입니까? 좀 대조가 되죠

◇ 최서윤> 예. 사실 영국은 지금 석탄 발전소를 폐쇄했는데 우리는 새로 열고 있습니다.

◆ 홍종호> 지금도 짓고 있고.


◇ 최서윤> 그렇죠. 우리나라 탈석탄 행보, 굼뜬 상태인데요. 2024년 올해에 전국 석탄발전소가 총 60기가 가동이 되고 있어요. 올해 5월에 강원도 삼척 블루파워 1호기에 상업운전을 개시를 했고요. 그다음에 국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가 삼척화력 2호기가 아직 건설 중이에요. 그래서 올해 연말에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또 2년 전에는 근처에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발전기도 2개가 건설돼서 운영이 되고 있고요. 현재 운영 중인 석탄발전소 중에 28기는요. 2036년까지는 LNG 발전으로 대체를 하려고 한대요.

◆ 홍종호> 에너지 연료 전환을 하는.

◇ 최서윤> 태우는 연료로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거죠. 그래서 단계적으로 석탄발전소를 폐지하겠다. 시설을 지금 짓는 거 자체에 대해서 논란이 많이 됐을 때 정부가 이렇게 설명을 좀 했던 거고요. 그런데 지금 보면 작년에 석탄화력 발전 비중이 우리나라 30%가 넘어요. 그래서 지난달에 발표된 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보면은 우리가 2030년에도 석탄 발전량 비중이 17.4%를 유지를 할 것 같고요. 2038년에도 10%를 조금 넘는 그런 수준까지 좀 유지가 될 걸로 보입니다. 적정한 수치라고 보시는지 한번 평가를 해주시죠.


◆ 홍종호> 사실은 좌초자산이라는 표현이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멀쩡히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앞으로 어느 순간에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그런 자산들이 있는 게 대표적인 게 바로 석탄화력발전소라는 거죠.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는 지금도 이렇게 짓고 있는데 앞으로 탈석탄 ,탈탄소와 관련된 무역 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있고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온 전기 계속 쓰면 그런 물건 우리 환영 안 한다라는 이런 국제적인 시장의 흐름들이 너무 구체화되고 있어서 저는 좀 한국이 우리나라가 이런 문제에 있어서 좀 더 진지하게 이걸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좌초자산되면 결국 기껏 만들어놨는데 전기 제대로 판매도 못하고 그냥 문 닫아야 된다는 얘기잖아요.

이런 데 따른 어떤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좀 차근차근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이 영국 사례를 보면서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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