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 채권단 협의회가 광주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위니아 채권단 제공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법정관리 1년째를 맞은 가운데 광주지역 대유위니아 일부 협력업체들이 파산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일 광주시와 위니아채권단협의회 등에 따르면 대유위니아 법정관리 이후 지난 1년간 광주지역에서 영세 소규모 또는 위니아 물량 비중이 높았던 협력업체들이 잇따라 파산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채권단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박재덕 팬케미칼 대표는 "저희 회사도 마찬가지인데 다 어려운 상황이고 간신히 버티고 있다"면서 "위니아 납품 비중이 30~40% 이상인 업체들은 자금 압박이 극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자금도 자금이지만 매출이 크게 줄다보니 겨우 기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업체들이 피해 상황을 알리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협의회가 파악한 바로는 4~5곳은 폐업을 했고 3~4곳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위니아 딤채 냉장고 부품을 납품하는 광주지역의 한 협력업체는 미수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납품을 계속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2개 자회사 중 1곳은 경영사정이 너무 악화돼 현재 회생신청을 한 상태다. 나머지 1곳도 미수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납품하고 있다"며 "가을 성수기인데 예년에 비해 4분의 1로 물량이 줄어들었다. 위니아를 인수할 업체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위니아전자·위니아딤채지회가 지난 1월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위니아전자·위니아딤채지회 제공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인 위니아전자 노동자들도 공장 가동이 사실상 멈추면서 생계가 위협 받고 있다.
법정관리 전 300여 명의 근로자가 일하던 위니아전자는 현장 근로자 230여명, 관리직 70여 명으로 구성됐다. 현장 근로자의 경우 230여 명 가운데 140여 명이 휴직 대기 중이고 80여 명은 퇴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리직의 경우 70여 명 가운데 최소 인원인 10여 명만 출근하고 있고 나머지는 휴직 대기 중이다.
박종하 전국금속노조 위니아전자 지회장은 "현재 1년 동안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회사를 인수하려는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동자들은 막노동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직원들이 퇴직을 많이 했고 공장은 거의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한달에 5~7일 정도 공장이 가동되는데 일부 부품을 공급하는 소수 인원만 일하고 이마저도 매일 나오는 건 아니다"고 암담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재직자와 퇴직자가 다르지만 1인당 6천~7천만원 정도의 체불임금이 있고 퇴직자도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박영우 전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은 지난 5월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공장 근로자 251명의 임금과 퇴직금, 각종 수당 등 114억원 정도를 체불한 혐의로 기소돼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대유위니아그룹의 다른 계열사 2곳의 근로자 738명의 임금과 퇴직금 398억 원 상당을 체불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광주시와 광주테크노파크 등에서 실시한 지난해 말 조사에서 광주지역 협력업체의 피해 규모는 133개사, 82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11월 21일 하남·진곡·평동산단을 중소기업특별지원지역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광주시는 긴급경영안정자금 50억원을 편성해 원금상환 유예와 만기연장, 이차보전 등에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