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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혁신 '따로 또 같이' 재보선…금정 '단일화' 어떤 선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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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김경지로 단일화하면 우세" 근거로 "혁신당 후보 사퇴" 주장
혁신 "무례한 발언…정책과 공약 검증할 공개 토론회 필요"
지지율 바탕 '여론조사' 방점 둔 민주…여유 두며 사퇴 압박
"후보 경쟁력 충분"하다며 정성적 단일화 방안 강조하는 혁신
사전투표까지 2주도 남지 않아…막판 '룰' 신경전 치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윤창원 기자
10.16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양당은 야권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에선 전남 영광군수와 곡성군수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이이지만, 부산에서는 국민의힘에 대항하기 위해 단일화를 이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선 혁신당 후보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서는 등 '기싸움'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당(友黨)이라고도 일컫던 양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민주 "혁신당 후보 사퇴하라" vs 혁신 "무례한 발언"…징검다리 연휴 앞 '신경전'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과 혁신당은 부산 금정에서 후보 단일화 방법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전 민주당 황명선 재보선 지원단장은 입장문에서 "후보등록 마감을 앞둔 이제라도 혁신당 후보의 후보등록 자제 및 사퇴에 의한 단일화를 촉구한다"며 "이미 내부 여론조사를 통해 민주당 김경지 후보의 경쟁력 우위를 확인했으리라 본다. 굳이 형식적인 단일화 공방이나 여론조사를 거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단장이 근거로 든 '내부 여론조사'는 전날 언론에 보도된 내용으로, 민주당 내부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양상이지만 혁신당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패한다는 예측이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꽃'의 지난 23~24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민주당-혁신당이 3자 대결을 펼칠 경우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승리하지만 민주당 김경지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오차범위 내인 7%p 차이로 승리하고 혁신당 류제성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오차범위 내인 1.6%p 차이로 승리한다는 예측이 나왔다. 해당 여론조사는 금정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된 가상번호에 무선 ARS 91%, 유선 ARS 9%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이며,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는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혁신당 황현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례한 발언이다"며 "힘자랑하듯, 지지율이 나오지 않으니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매우 모욕적인 방식의 단일화"라고 맞받아쳤다. 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혁신당이 '민주당 김경지 후보의 등록 철회를 통한 단일화를 촉구한다'면 기분이 어떻겠나, 황당할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정말 후보 단일화를 원하기는 하는 건가?' 의심도 하게 될 텐데, 현재 조국혁신당이 느끼는 심정이 꼭 그와 같다"며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해 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류 후보가 이날 금정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완료하면서 후보 등록 전 단일화는 결국 무산됐다.
 

20일도 남지 않은 선거…단일화 필요성 공감에 팽팽해지는 막판 '룰'싸움

 연합뉴스 연합뉴스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팽팽하게 '기싸움'을 펼쳤지만 단일화의 필요성은 양당 모두 공감하고 있다. 부산 금정이 여당에게 우세한 지역인 만큼 단일화의 벽을 넘지 못하면 본선에서 필패(必敗)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단일화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에 야권의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여론조사 100% 방식의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김 후보의 지지율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혁신당은 공개 토론회를 통해 양측의 정책과 공약을 검증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자리에서 후보들의 자질을 공개적으로 검증받자는 것으로, 정량(定量)평가보다는 정성(定性)평가가 불리함을 극복하는데 낫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혁신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공개적인 정책 토론회를 진행하고, 이를 지켜본 배심원단에게 투표권을 주자는 입장"이라며 "배심원제와 함께 ARS 여론조사를 섞는 방식은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지지율적인 측면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는 혁신당이 보다 빠른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자칫 '지지율 3위 후보'라는 프레임이 굳어질 경우 선거가 다가올수록 양보를 하라는 압박이 야권 안팎에서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 사무총장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 우선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안심번호를 신청하라고 촉구했다.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를 하려면 안심번호가 필요한데, 안심번호의 경우 신청한 뒤 나오기까지 10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단일화를 이루려면 일단 이를 신청부터 해 놔야 한다는 논리다. 황 사무총장은 "가급적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10월 7일 전에 단일화를 하는 것이 좋겠다"며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하는 게 필요하고, 어디든 좋으니 만나자고 계속 제안하고 있는데 민주당 측에서 답이 없어서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이유삼아 한 발언이지만, 형식에 구애 없이 빠르게 단일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역으로 단일화 시점을 최대한 미루려는 모습이다. 이번 재보선과 관련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의 룰 세팅 등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 아직은 논의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아낀 것인데, 시간이 지나도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야권 내에서 단일화 압박이 거세질 테고, 그 부담감이 민주당보다 혁신당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은 "단일화는 무조건 빨리 하는 것보다, 최대의 효과를 내는 타이밍에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빨리 단일화를 하자는 혁신당의 주장에 무조건 동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가 채 20일도, 사전투표 기준으로는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양당 모두 조만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100%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는 쉽지 않아진 만큼, 후보 경쟁력을 강조하며 단일화 방식에서의 우위를 점하려는 막판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의 인지도가 훨씬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류 후보의 적합도나 이력 등을 질문에 넣으면 좀 다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지난 25일 금정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금정구, 강화군, 영광군, 곡성군 이 4개 지역 선거에서 새로운 모범을 보여드릴 생각이다"며 "후보들이 매우 훌륭한 후보이고 그 중에서도 김경지 후보는 새로운 경지에 있는 후보"라며 김 후보가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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