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손흥민. 연합뉴스많은 경기 수 탓에 지친 게 분명하다. 슈팅 후 주저앉은 손흥민(토트넘)이 스스로 교체를 요청했다.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1차전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71분을 소화했다.
토트넘은 전반 7분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이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다. 하지만 5분 뒤 브래넌 존슨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 후반 7분 파페 사르, 후반 23분 도미닉 솔랑케의 연속 골에 힘입어 3대0으로 승리했다.
2020-2021시즌 이후 4년 만의 UEL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맘 편히 웃을 수만은 없다. '캡틴' 손흥민의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후반 23분 페널티아크 왼쪽 부근에서 감아차기 슛을 찬 뒤 그대로 주저앉았다. 슈팅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솔랑케가 루즈볼을 그대로 밀어넣어 팀의 3번째 골을 작렬했다.
통증을 호소한 손흥민은 쉽게 일어서지 못했고, 의료진이 투입돼 그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이내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벗고 벤치를 향해 교체를 요청했다. 결국 후반 26분 티모 베르너가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손흥민은 스스로 걸어서 벤치로 들어가 큰 부상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손흥민의 몸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토트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아직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면서 "손흥민은 몸이 좀 힘들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 일정이 많아진 탓에 피로가 누적된 걸로 보인다. 손흥민은 전날 사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 확실히 컨디션을 관리하고 경기 수를 줄여야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에릭 텐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등이 최근 경기 일정이 많아졌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선수 파업 가능성까지 내비친 로드리는 며칠 뒤 무릎을 다쳐 시즌 아웃 위기에 처한 상태다.
교체되는 손흥민. 연합뉴스
올 시즌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후 5경기에서 레스터 시티전 한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지난 18일 코벤트리와 컵대회에서는 후반 26분 교체 출전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뛰었다. 그리고 이날까지 총 7경기에서 549분, 평균 78.4분을 소화했다.
여기에 지난 5일에는 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치르기 위해 한국까지 장거리 비행을 해야 했고, 10일에는 2차전 오만 원정까지 다녀왔다.
손흥민은 "경기 일정이 너무 많고, 이동도 많다. 선수들이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데, 매우 어렵다"면서 "때로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는데, 그렇게 되면 부상 위험이 명백하게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수 감축이)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트넘은 오는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 6라운드 원정 경기에 나선다. 이날 통증을 호소한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