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모습. 파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O 황진환 기자파리올림픽에서 나온 배드민턴 여왕 안세영(삼성생명)의 이른바 작심 발언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국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안세영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개인 후원으로 인해 협회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경우 이를 보전해주겠다는 것이다.
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협회에 대한 국고 보조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현정 앵커의 "국고 보조금 같은 것이 지원이 된다는 뜻인가요"라는 질문에 유 장관은 "물론이죠"라고 답했다.
안세영은 지난달 5일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뒤 협회와 대표팀의 운영에 대해 비판했다. 또 이후 인터뷰를 통해 정당하게 선수가 개인 스폰서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협회는 현재 요넥스와 1년 약 50억 원 규모(현금 290만 달러, 용품 10억 원)의 후원을 받고 있다. 성인 및 상비군, 주니어 대표팀까지 라켓과 신발, 유니폼 등 요넥스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다른 회사 제품을 사용할 경우 후원 규모가 줄거나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실제로 이전 협회 후원업체였던 빅터는 주니어 대표팀이 요넥스 제품을 사용했다는 이유 등으로 2018년 계약을 중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안세영은 요넥스 신발에 대한 불편함과 다른 회사 제품 착용 의사를 수 차레 협회에 전했다. 이에 협회와 요넥스는 안세영에게 개선된 신발을 제안했고, 특수 깔창을 지급하는 조치를 취했다.
안세영이 2024파리올림픽에서 요넥스 용품으로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경기를 펼치는 모습. 파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TAK 황진환 기자
유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경기력과 직결되는 건 바로 용품이나 특히 운동화 같은 경우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종목은) 선수들의 선택에 의해서 (용품이) 결정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왜 굳이 여기(배드민턴)만 그렇게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선수 개인 후원으로 협회 지원이 줄어드는 부분을 문체부가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 장관은 "(협회에서는) 대표 선수 전체가, 특히 유명 선수가 사용을 해줘야 협회에 대한 후원금도 많아질 텐데 그렇게(개인 후원 허용) 하면 메인 스폰서가 없어지니까 유소년이나 청소년이나 성장하는 그런 선수들의 지원이 줄어들 거다 이렇게 얘기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지원은 저희(문체부)가 다 개선할 것"이라면서 "후원금으로 그런 문제까지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현정 앵커는 "그러면 국고보조금 같은 것이 더 지원이 된다는 뜻인가요? 어떤 개선책을 말씀하시는지"라고 물었다. 유 장관은 "물론이죠. 제도 개선이 되고 문제점이 드러나 빈 구석이 생겼다면 문화체육관광부가 뭐 때문에 있겠나"라면서 "허점을 메우고 우리 선수들이나 지도자들을 도와줄 있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지원)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창원 기자
김 앵커는 또 "돈 걱정하지 말고 안세영 같은 선수가 부상을 안 당하게 '제가 신고 싶은 운동화 신겠습니다' 그거 허용해줘라 이런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유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협회의 국가대표 제한 연령에 대한 개선 의지도 드러냈다. 현재 협회는 국가대표로 5년 이상 활동하고 남자는 만 28세, 여자는 27세가 넘으면 개인적으로도 국제 대회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유 장관은 "국가대표 선발 문제, 국제 대회 출전 제한 문제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수렴한 적이 없었다"면서 개정에 대해 협회에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지난 9일 협회에 대한 조사 중간 브리핑에서 국가대표 출전 제한 폐지 등을 언급한 바 있다. 협회는 지난 13일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 대회 출전 제한 규정, 국가대표 운영 지침과 선발 방식 등에 대해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