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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정부의 일방적인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7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의사 커뮤니티에서 패륜적인 발언이 전해지면서 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의료계 일각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대통령실까지 나서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는 등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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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의사회는 7일 '윤석열 정부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눈에는 의사들이 악마로 보이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경남의사회는 "정부의 적폐청산 방법이 매년 2천명의 의대증원과 공수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인가"라며 "현실적이지도 않고 실현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것이, 의료를 글로 배운 사람들이 미리 정해진 답에 끼워 만든 전형적인 공무원표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의대 증원과 관련, "과거 좌파 정부보다 더욱 좌파스러운 의료정책이며, 대한민국 의료를 하향평준화 시키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대한의사협회의 제35대 회장을 지낸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비수도권 지역 인재 중심의 의대증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대 서열화를 공고히 하는 개악"이라며 "(이런 정책은) 환자들의 수도권 이동을 가속화할 것이다.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민도"라고 주장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주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지방민 비하' 논란이 일었다. 사진=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의대 증원에 지속적인 반대 의견을 제기하던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은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일축하고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의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SNS에 정부가 전공의들의 총파업에 대비한다는 기사를 첨부한 그는 "겁을 주면 의사들이 지릴 것으로 생각했나 보다", "의료대란은 피할 수 없을 것" 등의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오후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 서울시의사회의 '제2차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을 '데이트폭력'에 빗댄 '부적절한' 발언이 나왔다.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 대해 "야, 우리가 언제 의대 정원 늘리자고 동의했냐", "네 말대로라면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력 해도 된다는 말과 똑같지 않냐. 너는 그렇게 인생 살았을지 몰라도 의사들은 그렇지 살지 않았다" 등의 발언을 했다. 또한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매 맞는 아내가 자식들 때문에 가출 못할 거라고 자식 볼모로 폭력 행사하는 남편과 무엇이 다릅니까"라며 "아무리 몰아붙여도 의사들은 환자 곁을 떠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오만이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조용진 강서구의사회 회장은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서울시의사회 집회에서 "의사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면역세포인 백혈구와 같은 존재"라며, 정부를 겨냥해 "증원을 강요한다면 비정상적인 백혈구를 가진 백혈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백혈병환우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강서구의사회장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을 비난하면서 백혈병을 부정적인 의미로 비유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표현일 뿐 아니라 백혈병 환자의 인권을 침해한 '막말'이라는 취지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부가 외국 면허를 가진 의사들도 국내에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추진하자 의사단체가 "돈은 있고 지적 능력은 안 되는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는 "(헝가리 의대 등 입학은) 우리나라 부유층 자제들이 의대 입시에 실패하고 우회하는 방법"이라며 "정부 정책은 '기존 절차를 무시하고 외국 의사를 수입하겠다'는 것으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전세기 발언'에 이어 역사에 남을 막말"이라고도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 박민수 2차관과 대통령실 관계자에 대해 의료사태를 악화시키는 망언을 했다며 처벌을 촉구했다. 박 차관은 라디오 전화 인터뷰에서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 "처분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그 처분의 수위는 정부 내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했다. 또 "탕핑(躺平·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라고 하는 불합리한 의사결정이 아닌 본인의 개인적인 합리적 이성에 기대어서 판단하고 복귀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의협은 "전공의들이 대화를 전면거부하고 탕핑한다고 힐난하며 드러눕는 게 투쟁이라 생각하는 전공의들에 대한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했다"며 "과연 일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 공직자의 자세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료계 비상 상황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막말 전력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과 언성을 높였다. 임 회장을 호명한 강 의원은 "제가 21대 국회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할 때 저한테 미친 여자라 그러셨죠?"라고 질문했다. 이어 "당시 ‘수면 내시경 받으러 온 여성 환자를 전신 마취하고 수차례 성폭행했던 의사 역시 평생 의사여야 한다는 것이냐’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며 "그런데 당시 의협이 해당 의사에게 내렸던 징계는 고작 회원자격 정지 2년이었다. 이를 비판하는 논평을 냈고 '미친 여자'라고 했는데, 하실 말씀 있느냐"고 따졌다. 아울러 강 의원은 "나는 약과더라"며 "창원지법 판사에게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고 했다가 고발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회장은 "국민이 가진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마무리했다. 사진=윤창원 기자·연합뉴스
의대생단체는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꾸려진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하며, 임현택 의협 회장을 향해 "무례한 언사로 의료계의 지위를 실추시켰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현 상황을 직접 해결할 역량도 없으면서, 학생과 전공의의 목소리는 무시하는 독단적 행태는 임 회장이 의료계를 조금도 대표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정브리핑에서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 마무리를 공식화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증원 저지를 위한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국민의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거라 생각한다"며 "현장에 가보지도 않은 분이 여러 문제를 지적했더니 '현장에 가보라'고 하는 것은 정상적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밝혔다. 또 "저희가 생각할 때, 의료개혁의 대상은 의료기관이 아닌 보건복지부"라고 직격했다. 사진=연합뉴스
의사 커뮤니티에서 최근 '응급실 뺑뺑이' 등의 의료공백 사태를 두고 패륜 발언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벌어진 후 사직하지 않거나 복귀를 시도하는 전공의들을 향한 '신상털기'와 '조리돌림'이 계속되고 있다. 한 의대생은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음"이라며 "더 죽어서 뉴스에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뿐임"이라고 조롱하는 글을 남겼다. 이 커뮤니티 회원들은 국민을 '견민', '개돼지', '조센징'이라고 칭하며 비난을 쏱아냈다. 다른 한 회원은 "(개돼지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로 온몸이 마비되고, 의사에게 진료받지 못해서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들이 여럿 쌓이고 쌓여야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게 된다"며 "그러면 치료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일단 진료받을 수 있다는 점에 안도와 감사를 느낄 것"이라고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에서 일부 의대생들이 패륜 발언을 해 공분을 사는 가운데 정부는 해당 글들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중 대응할 방침이다. 복지부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증거 자료를 확보해 가능하면 신속히 수사 기관에 수사 의뢰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도 이같은 행위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감사한 의사 명단', 일명 응급실 블랙리스트 작성·유포로 인해 의료계 내 갈등이 불거지고 국민들께 우려를 끼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CBS노컷뉴스 최원철 기자 메일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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