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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해경, 이탈리아 헬기 도입계획에…수백억 혈세 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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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 해상 구조용 대형헬기 도입 추진
최신 헬기 가격 파악 않은 채 예산 제출
계속된 유찰…결국 원하던 美 아닌 伊헬기 도입 추진
성능 떨어지는데 도입가격 600억 원 넘어

연합뉴스연합뉴스
해양경찰청이 해상 구조용 '대형 헬리콥터'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필요 예산을 허술하게 산정한 결과 애초 목표였던 미국 헬기가 아니라, 그보다 성능이 떨어진다고 평가되는 이탈리아 헬기를 644억 원에 구매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해경이 대형 헬기로 도입하려는 이탈리아 헬기는 국내산 중형 헬기에 비해 적재할 수 있는 무게(최대 이륙 중량)도 적고, 가격은 300억 원 가까이 비싸다. 600억 원이 넘는 구매 가격 자체도 과거 대비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에서 심각한 국부 유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해경은 이탈리아 업체와 조만간 계약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이 12일 확보한 '해양경찰청 대형헬기 도입 사업 자료'를 보면 해경은 이달 중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사(社)와 대형 헬기 계약을 앞두고 있다.

해경이 구매하려는 헬기는 레오나르도의 AW-189로 도입 가격은 644억 원, 도입시기는 2028년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 곳곳에 문제점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경은 애초 미국 시콜스키의 S-92를 구매하려고 했다. S-92는 해경이 과거부터 도입해 온 유일한 대형 헬기로, 현재까지 4대를 도입했다.

해경은 이번에도 S-92를 들여오려 했지만, 지난 2022년 5월 정확한 금액을 파악하지 않은 채 기획재정부에 예산을 제출했다. 업체로부터 가격을 전달 받지 못해 최신 가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예산 제출이 이뤄졌고, 그 결과 해경의 대형헬기 공모는 다섯 차례나 유찰됐다. 미국 시콜스키는 끝내 입찰하지 않았다.

결국 해경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AW-189 도입으로 방향을 틀었고, 644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AW-189는 구조에 필요한 성능이 미국 S-92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실제로 해상 구조용 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성능으로 꼽히는 △최대이륙중량과 △최대항속거리에서 두 헬기는 큰 차이를 보인다. S-92는 1만 2020kg, 616마일이지만, AW-189는 8600kg, 502마일에 불과하다.

해경은 지난 2023년 S-92를 도입하며 593억 원을 지불했는데, 이번엔 그보다 저성능이라는 헬기에 644억 원을 투입하는 것이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AW-189 1대를 도입한 소방청이 지불한 금액은 338억 원이었다. 심지어 소방청은 AW-189를 대형이 아닌 중형 헬기로 분류하고 있다.

물가 상승폭을 고려해도 업계와 현장에선 해경의 이번 계약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8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2018년 대비 23% 상승했지만, 해경은 소방청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돈을 투입하는 것이다.

   S-92와 AW-189는 기본 형상 기준 제원이며, KUH-1은 흰수리 형상 기준 제원. S-92와 AW-189는 기본 형상 제원이며, KUH-1은 해양경찰청 흰수리 형상 제원.
특히 AW-189는 국산 중형헬기인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KUH-1(해양경찰 흰수리)보다도 최대이륙중량이 적다. 흰수리의 최대이륙중량은 8709kg으로 AW-189보다 100kg 많이 실을 수 있다. 반면 흰수리 가격은 AW-189보다 300억 원 가까이 저렴한 300억 원 후반대다.

해경 관계자는 통화에서 "2022년 예산 반영 과정에서 정확한 가격을 책정하지 못했다"며 "업체들에 최신 견적을 요청했지만, 제시받지 못해 반영하지 못했다. 그래서 기존 가격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는 최신 견적이나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해서 정확한 예산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헬기 도입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에 대해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서삼석 의원은 "해경은 다섯 차례 유찰과 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기종이 아닌 뒤떨어지는 성능의 헬기를 비싼 가격에 구입하려는 불상사를 범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해경은 공모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경은 헬기 가격 시세를 구두로 확인해 예산을 편성하는 등 도입 전부터 문제였다"며 "AW-189를 640억 원에 구입할 경우 중형헬기 기준 가격이 상향하며 향후 도입할 때 국비가 크게 낭비될 우려도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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