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 아파트 모습. 박상희 기자 부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33개월 만에 3천 건을 넘어서면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과 달리 침체기를 겪었던 부산 아파트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서베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부산 아파트 매매 건수는 3159건으로 전월(2359건) 대비 33%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0월 4001건 이후 33개월 만에 처음으로 3천 건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이 기간 해운대구 368건, 남구 233건, 수영구 165건으로 각각 전월 대비 40% 이상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해운대구는 전달 253건에서 368건으로, 남구는 163건에서 233건으로, 수영구는 113건에서 165건으로 거래가 크게 늘었다.
부동산서베이 분석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최근까지 6년간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량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거래량이 2500건 이하일 때는 가격 하락, 2500~3천 건 사이에서는 가격이 보합, 3천 건 이상일 때는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이 제공한 부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부동산서베이가 분석한 표. 부동산서베이 제공7월 거래량 급증은 가격 상승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2022년 6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부산 아파트 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3개월 단위로 거래량을 살펴보면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5~7월 부산 아파트 거래량은 8104건으로, 2~4월 6976건 대비 16% 증가했다.
특히 해운대구 18%, 동래구 31%, 부산진구 30%의 거래량 증가율을 기록하며 거래가 활발해졌다.
한국부동산원 부산 지역별 아파트 거래량을 부동산서베이가 분석한 표. 부동산서베이 제공
7월 거래량 증가는 정부의 특례 보금자리론 등 정책적 지원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매수세가 살아난 결과로 분석된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아파트 매입을 서두른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영래 대표는 "앞으로 몇 달간 거래량은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3천 건을 돌파한 아파트 가격은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해운대, 수영, 남구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부산에서 거래량이 3천 건을 넘어선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며 "인기 주거 지역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와 대단지 중심으로 가격 회복과 거래 증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더욱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지난 1일부터 DSR을 시행하는 등 각종 규제를 도입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