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 경기에서 이강인이 득점에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감독님과 첫 경기가 야유로 시작해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에이스로 거듭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홍명보 감독과 함께한 첫 경기에 대해 여러모로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강인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전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한국은 90분 내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졸전 끝에 0 대 0으로 비겼다.
이날 홍 감독은 10년 만의 국가대표 사령탑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하기 위해 이강인을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주축급 해외파들을 모두 기용했다. 그러나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강인은 "승리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매우 안타깝다"며 아쉬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강인은 후반 15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와 1 대 1 상황을 맞았지만 골대 위로 공을 날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4분 뒤에는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의 머리로 정확하게 공을 배달했지만 이는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이강인은 자신의 슈팅 실수에 대해 "너무 쉬운 찬스였는데, 골로 연결 시키지 못해서 반성해야겠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형들이 기회를 잘 만들어줬다.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해 너무 미안한 마음"이라며 "앞으로는 비슷한 찬스가 온다면 반드시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 선임에 항의하는 축구 팬들. 이우섭 기자
오랜만에 소집된 국가대표 경기지만, 킥오프 전부터 경기장은 어수선했다. 바로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향한 축구 팬들의 온갖 야유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외국인 감독을 최우선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홍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낙점했고, 팬들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했다.
이를 지켜본 이강인의 마음 역시 좋지 못하다. 이강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많이 안타깝고 아쉽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감독님과 첫 경기부터 응원보다 야유로 시작해서 매우 안타깝다"며 "팬분들도 화가 나시겠지만 그래도 더 많은 응원과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 감독에 대한 믿음 역시 드러냈다. 이강인은 "선수들은 100% 감독님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감독님이 저희를 꼭 이길 수 있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실 거라고 믿는다. 감독님을 100%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찝찝하게 3차 예선을 출발한 대표팀은 오는 7일 새벽 오만 원정길에 오른다. 이어 10일 오만과 B조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