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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맞이 '폭주모임' 예고…전동 킥보드 관리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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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1시간 라이딩"…전동 킥보드 단체 폭주 예고
'따폭연' 계정 운영자 검거됐지만, 모방 단체 확산
PM 교통사고 발생, 매해 꾸준히 증가
운전면허 확인 절차 까다롭지 않아 관리 허술
전문가들 "PM 면허 따로 만들고 법 정비 서둘러야"

고의적으로 시민들을 위협하고, 비좁은 틈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따폭연. '따폭연' 인스타그랩 캡처고의적으로 시민들을 위협하고, 비좁은 틈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따폭연. '따폭연' 인스타그랩 캡처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릉이폭주연맹'(따폭연)을 따라잡겠다며 광복절 폭주 집회를 예고한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전동 킥보드를 이용한 폭주 모임이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난폭 운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여 업체들의 관련 운전면허 인증 절차가 허술한 경우가 있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쿠터폭주족연합'(지폭연)은 제79주년 광복절인 이날 경남 일대에서 약 1시간 동안 전동 킥보드를 이용한 폭주 집회를 예고했다. 지폭연이 올린 SNS 게시글에는 '큰 거 안 옵니다. 그냥 1시간만 라이딩해요'라는 글과 광복절 폭주 집회 참가자를 모집하는 투표가 담겼다. 해당 게시물은 인스타그램 기능에 따라 24시간이 지나 현재 삭제됐다.

지쿠터폭주족연합(지폭연)이 지난 13일 경남 일대에서 8.15 광복절 폭주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하는 게시글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지폭연 SNS 계정 캡처지쿠터폭주족연합(지폭연)이 지난 13일 경남 일대에서 8.15 광복절 폭주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하는 게시글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지폭연 SNS 계정 캡처
이 단체는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SNS를 통해 멤버 모집 글, 집회 일정 등을 공유하며 서로 소통하고 있다. 지폭연이 밝힌 가입 조건은 △칼치기(차 사이를 빠르게 통과해 추월하는 불법 주행) 가능 △와리가리(전동 킥보드를 이쪽저쪽으로 움직이는 주행) 가능 △나이 상관없음 △개인 오토바이‧킥보드‧자전거 이용 가능 등이다.
 
SNS를 통해 팀원 등을 모집한 뒤 전동 킥보드를 이용한 폭주 집회를 예고하는 방식은 최근 경찰에 붙잡힌 '따폭연'의 수법을 닮았다. 지난 8일 서울경찰청은 서울 도심에서 전동 킥보드 등을 이용한 폭주 집회를 예고하는 글을 SNS에 올린 혐의 등으로 따폭연 운영자인 고등학생 A군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지폭연은 자신의 SNS 계정에 "따폭연 형님들 따라잡기"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도로교통공단이 제공하는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살펴보면 2017년엔 117건,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 2020년 897건이었다. 2021년엔 1735건으로 대폭 늘었다가 2022년엔 2386건으로 늘었다.

특히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 가운데 19세 이하 청소년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커지는 추세다. 2017년엔 10.25%, 2018년 9.33%, 2019년 10.73%였다. 2020년엔 20.73%로 대폭 늘었다가 2021년엔 31.64%, 2022년엔 43.25%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동 킥보드를 이용한 난폭 운전과 사고 우려가 커지면서 전동 킥보드 이용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업체를 통해 대여받는 공유 전동 킥보드는 10분당 1천 원~2천 원 정도의 비용만 내면 누구나 쉽게 빌릴 수 있어 면허가 없는 청소년들의 난폭 운전 행위에도 악용될 우려가 높다.
 
도로교통법은 전동 킥보드를 '원동기장치자전거'에 속하는 개인형 이동장치(PM)로 분류하고 있다. 원동기장치자전거는 통상 배기량 125cc 이하의 오토바이를 의미하며, 최고 시속이 25킬로미터 미만·차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이면 PM으로 본다. 원동기 면허 이상을 소지해야 전동 킥보드를 운행할 수 있고, 해당 면허시험은 만 16세 이상부터 응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PM을 빌릴 때 면허 인증 절차를 의무 사항으로 두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기자가 한 전동 킥보드 공유업체를 이용해보니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 간단한 신상정보만 입력하면 가입이 완료됐다. 운전면허를 인증하지 않아도 가입 직후 전동 킥보드를 대여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허술한 공유 전동 킥보드 관리 문제의 원인으로 정부의 입법 부재를 지적한다. 해외에선 전동 킥보드 전용 면허를 발급하는 등 새로운 이동장치 출현에 대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동 킥보드를 오토바이의 한 종류로 취급할 만큼 PM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소년들이) 비대면‧비접촉 대여 서비스를 악용해 부모 면허증을 빌려 공유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기도 하고, (PM을 빌릴 때) 운전면허 확인 절차가 안 지켜지는 경우도 있다"며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지역사회, 관련 단체, PM 업체 등이 협력해 학교를 직접 찾아가 전동 킥보드 관련 안전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싱가포르에선 PM 전용 면허가 따로 있고 일본에선 시속 6㎞ 이하일 때만 인도 통행을 허용했다"며 "법 위반 행위를 막으려면 PM을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포함할 것이 아니라 따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광복절을 맞아 전날부터 이틀간 교통외근‧교통순찰대‧교통범죄수사팀 등 경찰관 396명, 순찰차‧오토바이 등 201대를 총동원해 폭주족 예상 이동 경로와 출몰지 등을 단속하기로 했다.
 
PM 대여 업체 지쿠(GCOO)도 특별대응팀을 꾸려 전동 킥보드를 이용한 폭주 행위에 대응할 계획이다. 업체가 폭주 신고를 접수하거나 경찰의 요청이 있을 경우 기술적 조치를 통해 해당 기기 운행을 즉각 중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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