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수개월째 장기화된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한 범의료계 협의체로 주목받았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전공의·의대생의 불참으로 동력이 떨어진 가운데
전공의단체 대표가 올특위의 해체를 공식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대한의사협회(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의협의 사업계획과 예·결산 심의 정관·개정 등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구다. 박 위원장은 당초 운영위 회의에 참여하진 않지만, 김교웅 대의원회 의장의 요청에 따라 고심 끝에 당일만 특별히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올특위가 존속해야 할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올특위의 역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의협이 전공의들을 향해 '일단 (올특위에) 들어와라'고 촉구하는 것은 우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해 의견을 내라고 말하는 정부와 다를 것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내에서 올특위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공동위원장인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올특위 4차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도 지난 19일 이미 비슷한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올특위를 겨냥해 "투쟁의 이해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함해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투쟁의 주체인 의대생·전공의 대표들의 불참으로 파행적 운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도의사회 회장단 전체투표를 거친 결과, 현 시점에서 올특위는 해제되는 것이 맞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고, 이를 의협 집행부에 권고 형태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올특위 해체 후
대표성이 있는 의대협(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및 대전협이 정부를 상대로 투쟁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 및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향후 집행부가 전면에 나서 의대증원 저지 투쟁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다만, 올특위는 당분간 기존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며 전공의·의대생의 참여를 계속 독려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0일 의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을 주축으로 꾸려진 올특위는 의·정 대화를 이끌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지만, 전공의·의대생의 '보이콧' 속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