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방송 화면 캡처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논문표절 논란 당시 심경을 처음으로 털어놨다.
설민석은 19일 방송된 MBC 강연 프로그램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 강연자로 출연했다. 그는 "52세가 되던 그해 최강 절정 지옥을 맛보게 됐다"는 말로 자신의 논문 표절 논란을 회고하며 말을 이었다.
"2020년 12월 말이었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대표님이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건네주더라. 기사에 내 얼굴이 있는데 내용이 논문 표절이었다. 사람이 엄청나게 큰일을 겪으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정말 눈앞이 하얘지고 멍해지고 다운 되더라."
앞서 설민석은 지난 2020년 12월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 논문 표절 의혹에 휘말리면서 출연하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내려왔다.
당시 그는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했음을 인정한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과오다. 교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설민석은 이날 방송에서 "나를 사랑해주신 분들 앞에서 이대로 (방송 등을 이어)가는 건 안 될 것 같아서 물러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며 "제작진과 논문 관련 교수님들께 다 전화를 했다. 가족들이 놀랄 것 같아서 괜찮다고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에게도 고개 숙이고 사과하고 입장문을 써서 발표했다"며 "집에 들어가 가족들 안심시키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깨보니 온 세상이 하얬다. 꿈이었으면 싶었다"고 덧붙였다.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 등을 겪었다는 그는 "가족들과 외식하러 나가면 손가락질 당하는 느낌이었다"며 "당시 가장 많이 달린 댓글이 '역사기꾼'이었다"고 했다.
해당 논란 이후 3년 반 만에 MBC에 복귀한 설민석은 현재 석사 과정을 다시 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석사학위가 취소된 연세대 교육대학원 역사교육 전공에 지난해 재입학했다.
이를 두고 설민석은 "이대로 외면하고 도망치면 지금까지 강의한 역사 속 위인들이 다 거짓말이 된다"며 "사기꾼이라고 비판받을지언정 내가 그런 삶을 살면 안 될 것 같았다"고 이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