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정장선 평택시장 등이 다굴절무인방수탑차를 투입한 평택 세교지하차도 침수 현장을 점검했다. 경기도 제공시간당 최대 1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진 18일. 경기 평택시 세교동에 있는 세교지하차도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길이 760m, 높이는 4.7m의 왕복 4차로 지하차도로 지난 2020년 준공 후 도심 내 동서지역을 연결해 승용차와 화물트럭 등이 자주 오가는 길목이다. 1년 전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오전 일찍 지자체의 도로통제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문제는 도로를 통째로 삼켜버린 물을 어떻게 신속히 빼내느냐였다.
이 현장에 대형 탑차가 등장했다. 여러 겹으로 접힌 철재관을 실은 이른바 '다굴절무인방수탑차'다.
침수현장 인근에 차를 댄 소방대원들은 하차 직후 외부에 설치된 조종장비를 조작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종에 맞춰 탑차에 실려 있던 관들이 차례로 펼쳐졌고, 이어 물에 잠긴 지하도 수면으로 길게 뻗은 팔을 담갔다.
요란한 펌프 소리와 함께 물에 담근 관을 통해 흙탕물을 빨아올리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반대편 관에서는 침수구역에서 수십미터 떨어진 하천방향으로 물을 뿜어냈다.
물에 잠긴 세교지하차도 입구에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는 김 지사 모습. 경기도 제공그렇게 12시간쯤 지난 이날 현재(19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세교지하차도에 차 있던 물은 거의 다 빠진 상태다.
이 차량은 침수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전국에서 유일한 장비다. 전라남도에 유사한 차량이 2대 배치돼 있지만, 관의 길이와 펌프 장치를 특수 개량해 성능에 큰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차량 외부에서 현장 상황에 맞춰 안전하게 조종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유압라인은 최대 30m로 연장할 수 있고, 수중펌프는 1분에 1만 3천리터까지 퍼올릴 수 있다. 웬만한 수영장 물도 십여 분만에 퍼올릴 수 있는 용량이다.
도내 침수 현황을 보고받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충북 음성에서 6개 지자체 간 철도 관련 공동행사를 마친 직후 평택으로 달려와 정장선 평택시장과 함께 침수 복구 작업을 직접 점검했다.
다굴절무인방수탑차 도입은 이상기후에 따른 자연재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김 지사의 공약이었다. 도는 내년 상반기에 1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1대당 가격은 9억 5천만 원이다.
다굴절무인방수탑차를 둘러보고 있는 김 지사와 정 시장 모습. 경기도 제공앞서 경기도는 전날 오전 8시 반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단계를 올해 처음 3단계로 격상하면서 집중 대응에 나섰다. 김 지사는 도내 철도노선 확대를 위한 지자체 간 공동건의문 서명식 외에 계속해서 상황 점검과 지시를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