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국민청원 130만 돌파 긴급토론회에서 최강욱 전 의원이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청원에 17일 기준 142만명이 동의한 가운데,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범야권 진보세력과 시민사회에서 탄핵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거나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실 주최로 열린 '대통령 탄핵청원 130만명 돌파, 국회는 어떻게 답해야 하는가' 긴급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본인확인과 인증 절차를 까다롭게 거쳐 1인당 1회씩만 청원에 동참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원에 참여한 것은 분노한 민심이 폭발한 것"이라며 "아직 야당·시민사회·언론들의 입장이 다 다르지만 시간이 갈수록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탄핵이나 퇴진의 근거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촛불혁명의 경우 2300개 시민사회단체가 범국민운동본부를 결성했지만 지금은 각자가 탄핵, 퇴진, 규탄, 비판 등으로 따로 대응하고 있다"며 "국회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걸리는 만큼, 국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온-오프라인 저항을 지속하며 대규모 국민 저항을 위력적으로 보여줘야 하고 범야권은 '2특검 4국조' 등을 신속히 관철시켜 탄핵을 위한 근거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석한 최강욱 전 의원도 "현재 탄핵 정국에서 국민들에게 많은 것을 알리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며 "6.29 항복을 끌어낸 '호헌철폐 및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처럼 범시민적 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역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청원에 동의한 142만명은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탄핵을 외치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은 너무 길다며, 탄핵이란 언급을 빈번하고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윤창원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19일과 26일 두 차례 탄핵 청원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지난 16일 "위헌적, 불법적 청문회엔 응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교수는 "상임위는 입법 외에도 국정 감시, 정책 형성 등 수많은 직무를 수행하는데 위헌·위법론은 상임위 직무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것"이라며 "법사위는 탄핵에 대해 '그 밖에 법률에서 정하는 직무'로 소관상임위를 맡고 있으며, 청원심사절차는 탄핵소추 사전절차로서 국회 나름의 사실관계 확정 그리고 의미부여가 요청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론도 제기됐다. 토론자로 나선 대구가톨릭대 장우영 교수는 해당 청원에 대해 "정치적 반대 목표와 문제제기 수준의 청원이 탄핵(청문회)의 근거로 오용되고 있다"며 "국민동의청원은 절대 수치(다수결 청원)를 상정한 것이 아니라 임계 수준의 청원 동의가 담보되면 시민 입법을 추진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청원을 계기로 무분별하게 증인을 불러 세우는 청문회와 같은 절차로 위법 논쟁을 야기하는 것은 탄핵 명분 쌓기로 오도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야 합의가 어렵다면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결과에 의거하고, 이후 국회가 탄핵 청문회 제도화 여부를 합의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