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박혜진>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출범한 지 2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2년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 풀어야 할 지역 현안과 과제들을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초대해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지사님 지난 2년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세요?
◆오영훈> 저는 민선 8기 출범하면서 위대한 도민 시대 만들겠다라고 얘기했고 사람과 자연이 행복한 제주가 됐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요. 구체적인 미래 비전에 대한 설계,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과 방안을 모색하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성과를 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비전과 목표가 구체적으로 도민들이 체감하기에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현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공감하게 하고 눈에 보이게 할까 가시적인 성과로 만들어드릴까 하는 고민이 있는 겁니다.
실제 가장 아쉬운 부분은 20~30대 인구 유출 현상이 새롭게 시작되는데 특히 30대 유출이 시작됐는데요. 이 부분은 아주 뼈아픈 대목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기업하기 좋은 제주를 만들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까 저한테 가장 중요한 과제구나 하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최근 APEC 정상회의 유치 실패가 가장 아쉽게 여겨집니다. 관광청 제주 설립, 민생토론회 역시 흐지부지되는 모양새여서 정부의 제주 홀대론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도민들이 아쉬움을 나타냈는데요. APEC에 탈락한 인천이 정부에 격하게 반발하는 데 비해 제주는 너무 순순히 받아들인 거 아니냐는 여론도 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영훈> 정부 정책이 결정된다는 것은 번복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걸 파악했던 거고요. 실리를 추구하기 위한 전략 중의 하나이고, 저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APEC 유치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제주가 제시하고 있는 가치와 비전이 국제사회에서도 확인받게 하고, 그걸 통해서 제주가 단순 관광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신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었거든요.
그것 자체가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을 유치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큰 동력이 되는 겁니다. 그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 APEC이라는 단순 도구를 활용한 것이죠. 그런데 저는 지난 1년여 동안에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을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박혜진> 제주의 큰 현안 중 하나가 제2공항문제인데 제2공항 총사업비 협의가 마무리가 되고 조만간 기본계획 고시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요?
◆오영훈> 총사업비 협의가 마무리가 됐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에서는 항공정책심의위원회의 회의 절차를 통과해야 되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7월 중순에서 말 사이로 전망을 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환경영향평가 동의 절차를 밟게 됩니다. 1년여 동안의 용역기간을 거쳐서 제주도에 제출을 해야 되는데요. 제출하게 되면 제주도가 그때부터 다시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를 가동해서 논의를 시작해야죠. 심의기간이 대략 한 2년 정도 소요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고요.
도민들께서 걱정하셨던 부분 제대로 검증하고 도의회 동의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박혜진> 가계대출 연체율, 급감하는 내국인 관광객, 누적된 미분양 주택, 위축된 건설 경기 등 제주 경제가 참 많이 힘들다라는 얘기 나옵니다. 지역경제 위기 상황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요?
◆오영훈> 우선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이미 3%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비교해 이미 7% 성장이에요. 내국인 관광객이 일부 줄어드는 것은 7% 이내에서 관리가 되고 있고요.
늘어난 관광객을 보면 주로 20~30대 계층에서 늘어났습니다. 즉 제주 관광의 중심이 20~30대로 옮겨간 거죠. 중국 관광객은 80% 가까이 20~30대가, 싱가포르나 동남아시아는 주로 30~40대가 와요. 여기도 젊은 층이 온다는 거죠.
전체적으로 제주 경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관광객은 전부 MZ세대가 디지털 세대가 중심이 돼서 온 거예요. 그래서 지난번에 동문재래시장과 서귀포 올레시장에 결제 시스템을 제로페이와 알리페이로 바꿨더니 무려 카드 결제 비율이 16배로 급등한 거에요.
디지털 세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제대로 대응했더니 소비가 진작이 되더라, 이게 확인이 된 거예요. 여기에 준비하지 못하는 업종들이 타격을 받은 거예요.
50대 이상은 해외로 가죠. 그래서 특정한 자영업 영역에서 심각하게 타격을 받았다고 보고 있는 거고요. 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 대해 하반기 4555억원을 편성해 금융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박혜진>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싼 물가, 관광객들의 기초질서 위반 등 여러 악재들이 나오고 있는데 내국 관광객을 제주로 다시 돌릴 수 있는 근본적인 회복 방안은 없을지요.
◆오영훈> 베이징에 갔다가 베이징 특파원들에게 제주도에 대해서 뭘 원하는지, 어떤 걸 상상하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근데 예전 제주도를 기억하고 있는 거예요.
서울 강남 가서 식사하면서 비싸다고 항의하는 분을 본 적이 없어요. 제주도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제주도 이미 똑같은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생활 수준과 함께 성장해 온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계속 단순 관광지로 갈 거냐 아니면 새로운 브랜드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죠.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려면 제주로 와라' 이 슬로건이 통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제주로 바꿔놔야죠.
단순 관광지가 아니라 고급 여행지로 바꿔놔야 되는 것이고 새로운 가치에 대해서 또 힐링할 수 있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면서 끌고 가야하는 거죠.
◇박혜진> UAM, 그린수소, 우주산업 등 미래 산업에 대해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계신데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인지도 알려주시죠.
제주도청 전경. 제주도 제공◆오영훈> 관광형으로 UAM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는 제주도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관광형 시범사업 운영 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국토교통부가 사업지구 지정을 하도록 돼 있는데 그게 돼야 여기에서 실증 사업과 운영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겁니다. 올해 하반기에 저희 제주도와 MOU를 맺었던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이라는 기체 제조회사가 기체를 갖고 와서 전남 고흥에 있는 UAM 실증 단지에서 실증사업을 하도록 준비가 돼 있습니다.
시범사업지구가 지정이 되면 시범 운영을 제주도에서 할 수 있는 날이 곧 오지 않겠나 전망하고 있고요. 버티포트는 제주국제공항, 성산항 인근, ICC 컨벤션센터 인근 세 군데 설계 용역 작업을 진행 중에 있고, 빠르면 내년부터 착공할 생각입니다.
지금 가장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민간 우주산업 분야입니다. 지금 한화시스템이 이미 착공을 해서 1천억 원을 투자해 천 명을 고용하는 계획을 이미 발표했고,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라는 스타트업 기업도 그곳에 연구소와 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들이 제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고, 민간 우주산업의 거점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습니다.
그린수소와 관련해 2035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했듯이 3메가와트 실증 사업에 성공했고, 12.5메가와트에서 10.9메가와트로 다소 조정이 된 실증 사업이 곧 시작이 됩니다. 2026년까지 그 실증 사업이 완료가 될겁니다. 그리고 나서 민간 수소 생산 기업들이 제주에 이전을 준비 중입니다.
그린수소 생산 시설과 분산에너지 특구가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연초에 지정이 될텐데요. 그러면 실시간 전력시장 거래가 더 안정화되게 되고 출력제어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해양바이오산업 분야로 용암해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상당히 관심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내년에 아파트형 공장 설립이 완료됩니다. 그렇게 되면 몇 개 업체가 더 추가 입점을 하게 될 거구요. 한 20개 기업이 지금 입주를 희망하고 있기에 내년부터 가시적으로 성과를 보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도정이 준비하고 있는 핵심 사업 중 하나인 15분 도시와 관련해 최근 시범지구 용역 최종 보고서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 어떻게 보셨어요?
◆오영훈> 이번 용역 보고서를 보면서 진짜 짜임새 있고 우리 여건에 맞는 15분 도시의 개념 설정과 계획이 잘 마련됐습니다. 계획에는 원탁회의를 통한 도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었고, 시범사업지구 같은 경우에도 시범사업지구별로 주민협의체가 구성돼 논의 됐구요.
보행권별로도 마을과 협의가 이뤄지는 과정이 1년여 이상 진행되면서 마련된 용역보고서였기 때문에 저는 15분 도시와 관련돼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계획서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한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앞으로 4개 시범지구에 대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이 투입되기 시작합니다.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저출생이 빚은 인구 감소, 경제성장 저해 대한민국 소멸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인구 절벽의 위기를 타개할 제주도만의 대책이 있나요.
◆오영훈>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적용되는 2차 기본계획 인구 종합계획을 지금 마련 중이에요.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는 가족친화기업이 78개 기업에서 109개까지 확대했습니다. 이런 회사들에게 어떻게 세제 혜택을 더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구요.
전국 최초로 시행했던 아이건강체험활동비 지급도 인구정책 차원에서 진행을 하는 거거든요. 아동수당이 만 8세에 끊기기 때문에 실제 학교에 들어가 아이를 키우기 시작할 때 오히려 돈이 더 필요할 때 지원이 끊기는 거잖아요. 현재 10세까지 하는데 장기적으로 12세까지 아동수당 지급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주거 정책이라고 봅니다. 특히 내 집 마련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을 때 결혼도 출산도 더더욱 어려워질 거라고 보고 있어서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 분양형 주택 같은 경우에 상당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남은 2년의 임기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실 계획인지도 말씀해 주시죠.
◆오영훈> 30대 인구 유출이 올해 들어서 가시화되고 있는 건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자리가 없다는 얘기는 좋은 기업이 많지 않다라는 얘기거든요.
제주도에 있는 기업들은 상장회사 수준으로 육성을 시켜야 되겠고, 수도권에 있는 상장회사 정도 수준의 좋은 기업들은 제주도로 유치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기업이 투자를 해야 되고 고용을 창출해야 되고 제주도에 세금을 납부해 주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는 거죠.
이런 요인들이 만들어졌을 때 제주도가 저는 지속 가능할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제주를 만드는 데 진력을 다할 생각이고요.
제주에 발 딛고 서 있는 도민이라면 누구나 빛나는 내일이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