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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안마소 탈을 쓴 불법성매매 업소, 손 놓은 '안마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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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불법 성매매 안마소 신고 직후, 신고자의 휴대전화로 업소 대표가 전화를 거는 일이 발생했다. 신고자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경찰을 통해 업소 측에 유출됐다며 고소에 나섰다. 신고자와 업소 대표는 모두 시각장애인 안마사로, 대한안마사협회가 성매매 안마소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신고자의 전화번호를 누가 업소에 넘겼을까. 안마업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3편에 걸쳐 짚어본다.

대한안마사협회. 박준현 기자대한안마사협회. 박준현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단독]'성매매 안마소' 신고 후 울린 전화…악몽으로 남은 '그놈 목소리'
②[단독]120여번 신고에도 자리지킨 '성매매 안마소'…"경찰 유착 있다"
③[단독]안마소 탈을 쓴 불법성매매 업소, 손 놓은 '안마사협회'
(끝)

안마소 개설 과정에서의 심사와 사후 관리를 맡은 '대한안마사협회'가 불법 성매매를 일삼는 안마시술소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시각장애인만이 안마소를 개설할 수 있어 무자격자의 명의 도용 방지를 위해 안마사협회는 심사를 통해 '의견서'를 발급할 뿐만 아니라 일년에 두번씩 점검을 나가도록 돼있지만 불법 성매매 안마소에 대한 적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협회의 특정 임·회원은 성매매업주들과 부적절한 이권을 공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등록 절차부터 뒤죽박죽…강남 13개 업소 모두 불법성매매 정황

안마시술소는 해당 지역의 보건소와 안마사협회의 관리 하에 건전하게 운영돼야 하지만, 등록부터 관리까지 부실하게 되고 있다.

의료법 제 82조에 의거한 '안마사에 관한 규칙' 법령에 따른 안마시술소 공식 신고 절차는 3단계로 이뤄진다.

①안마시술소를 개업하려는 안마사는 먼저 신고서, 안마사 자격증, 건물평면도 등의 서류를 구비해 보건소에 방문하고 신고를 해야 한다.

②서류를 확인한 보건소는 안마사협회측에 해당 업소가 '안마사 직영업소인지, 안마사 자격증 대여업소인지'에 대한 의견서를 요청한다.

③이후 안마사 직영업소임이 확인되면 보건소는 정상적으로 안마시술소 등록을 마치고 관리한다.

그러나 대부분 안마사들이 ②안마사협회에서 먼저 의견서를 발급받고 ①보건소에 개설 신고를 하는 순서로 일처리가 되고 있다.

본래 대한안마협회가 안마사들을 심사해 보건소 측에 그들의 업소가 부적절한 세력이 안마사의 명의를 도용하진 않았는지 등을 판단하고 의견서를 보내야 하는데 순서를 바꿔 서류를 안마사들에게 들려 보내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안마사협회는 "공식적으론 보건소가 신고 받으면 저희 협회에 의견서를 요청하는 순서가 맞지만 편의 상 의견서를 먼저 받아서 신고하러 가신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직영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안마사의 자금과 타인 자금의 비율을 조사하게 되고 비율의 적절함을 심사해 직영업체인지 아닌지 판단한다"며 "모든 안마사에게 '안마사 직영업소'라는 의견서를 내주진 않는다"고 해명했다.

8월 26일 기준 강남구 안마업소 등록 현황. 강남보건소 제공8월 26일 기준 강남구 안마업소 등록 현황. 강남보건소 제공
또, 지난 8월 26일 강남보건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에는 총 13개의 안마시술소가 등록돼 영업하고 있다.

기자가 직접 13개의 상호명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본 결과, 13곳 모두 불법성매매 홍보 및 후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현행법상 매 반기 1회 이상 관계 부처의 공무원들은 안마시술소나 안마원이 기준에 따르고 있는지, 준수 사항을 지키고 있는지를 지도·점검하게 돼있지만, 숱한 점검에도 한 곳 빠짐없이 불법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보건소는 "현장 점검은 시설, 자격 여부 등을 확인하는거지 온라인 상의 홍보물대로 불법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은 하지 못한다"며 "불법 성매매의 경우, 보통 경찰이 적발하고 보건소 측에 해당 내용을 통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도 경찰 측에서 점검 후 통보가 온 업소도 있고, 심사 절차 진행 중인 곳도 있다"면서도 "업소명을 말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협회도 "협회에 등록된 모든 안마시술소는 상·하반기에 걸쳐 연 2회 담당부서에서 점검을 실시한다"며 "퇴폐 영업이나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지 판단하고 계도하거나 필요에 따라 징계를 내리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불법 성매매를 하는 안마시술소가 꾸준히 있는 점엔 "(협회가)수사기관이 아니다 보니 불법성매매 여부를 밝혀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 성매매' S 안마소 대표 "우리도 협회에 등록된 업소"

시각장애인 안마사 A씨는 "안마사협회는 협회에 소속된 안마시술소가 불법적으로 성매매를 해도 묵인하고 있을 뿐더러, 협회의 전 임원도 불법성매매를 하고 있는 강남의 S 안마소에 지분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강남 소재의 'S 안마소'를 지목하며 같은 지역의 다른 불법 성매매 안마소들이 수차례 단속을 받고 폐업 당했던 상황에서도, 해당 업소는 지난 5년 동안 큰 문제 없이 매일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S 안마소의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S 안마소는 안마사협회에 등록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개업한 안마시술소"라며 불법 성매매 업소 의혹을 부정했지만,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이 여러 차례 확인됐다.

불법성매매 안마시술소 홈페이지 캡처불법성매매 안마시술소 홈페이지 캡처
S 안마소의 상호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해당 안마시술소의 홈페이지가 여러개 검색된다. 업체는 성매매업소임을 은연중에 드러내거나 여러 상호명을 혼용해가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한 홈페이지를 보면 "직원 수 주간 18명, 야간 35명"·"10첩 백반 및 라면 구비 중"·"ACE출근:(직원명)" 등 일반적인 안마시술소로 보이지 않는 안내문이 있고 "정확한 위치안내는 전화 문의를 달라"며 주소를 숨기고 있다.

불법성매매 안마시술소 홈페이지 캡처불법성매매 안마시술소 홈페이지 캡처
다른 홈페이지엔 "S 안마소 상호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B 안마로 홍보하고 있다. D 안마소에서 S 안마소로 상호 변경했으며, 지금은 B 안마소로 온라인 홍보 중이다"라고 적어뒀다.

업체가 온라인 홍보명을 수시로 바꾸는 것은, 다양한 업소명을 돌려 쓰며 노출도를 높이고 동시에 경찰 단속을 회피하기 위함이다.

강남 소재의 S 안마소 앞에 다른 상호명이 적힌 간판들이 달려 있다. 상호명은 다르지만 화살표는 같은 건물을 가리키고 있다. 박준현 기자강남 소재의 S 안마소 앞에 다른 상호명이 적힌 간판들이 달려 있다. 상호명은 다르지만 화살표는 같은 건물을 가리키고 있다. 박준현 기자
안마사협회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S 안마소와 같은 상호의 안마시술소가 협회에 등록돼 있긴 하지만, 문의하신 강남의 S 안마소인지는 확답을 드릴 수 없다"고 했다.

불법성매매안마소 지분 가진 안마사협회 전 임원?

대한안마협회와 불법성매매안마소와의 수상한 관계는 이뿐만이 아니다. A씨는 대한안마협회의 전 임원이 S 불법성매매안마소에 지분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과거 안마사협회 회장이 A씨가 불법성매매업소를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게 '신고를 했느냐'고 물어 아니라고 잡아떼니 '방법을 취하겠다'고 해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었다"며 "다른 방법으로 내게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미"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A씨는 "(내가) 본격적으로 S 안마소를 경찰에 신고하니까 대한안마협회의 전 임원이 협회에 찾아와 해당 업소에 지분이 있다고 실토했다"고 했다. 이어 "S 안마소의 대표가 전 임원과 한패이며, 더 조사하면 전 회장과 경찰까지 연루되어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실제로 최근 A 씨는 해당 업소를 120회 이상 경찰에 신고했지만 별다른 제재나 단속은 없고 되레 본인의 전화번호가 유출돼 S 안마소의 대표에게 협박 전화를 받은 바 있다.(관련기사:[단독]'성매매 안마소' 신고 후 울린 전화…악몽으로 남은 '그놈 목소리')
S 안마소 지분 소유 의혹을 받는 안마사협회의 전 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 회장·임원이 성매매 업소에 지분이 있다는 소문이 많이 돌았는데, 다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유착 관계를 부정했다.

이어 "강남 S 안마소의 대표와는 2006년에 마포대교에서 고공 시위에 같이 참여한 적이 있어 아는 사이는 맞지만, 당시 많은 안마사가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고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많은 수가 아니기 때문에 한 다리만 건너면 서로 다 아는 사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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