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달인 5월 대비 0.04% 상승했다.
0.04% 소폭이나마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전달보다 오르기는 지난해 11월 역시 0.04% 상승한 이후 7개월 만이다.
얼핏 전국 주택시장이 반등 기미를 보이는 듯하나 내용을 뜯어보면 사실상 수도권 특히, 서울이 독주하며 전국 집값 평균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수도권 집값은 지난달 0.19% 올랐지만, 지방 집값은 외려 0.10% 떨어졌다.
지방 집값 하락은 지난해 12월(-0.07%)부터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하락 폭도 지난 5월 0.06%보다 확대됐다.
수도권 지역별 상승률은 인천 0.14%, 경기 0.07%인데, 서울이 0.38%로 단연 두드러졌다. 부동산 호황기던 2021년 11월 0.55% 이후 서울 집값 상승률로는 31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 집값의 '나 홀로' 상승세는 지난달 지역별 집값을 지난해 연말 집값과 대비하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해당 기간 전국 집값은 0.44% 하락했다. 지방 집값은 하락 폭이 0.62%로 더 컸다. 수도권과 경기 및 인천 집값 역시 각각 0.25%와 0.71%, 0.16% 떨어졌다. 그러나 서울 집값은 0.39% 상승했다.
성동구 0.97%, 서초구 0.76%↑…도봉은 0.04% 불과
그런데 서울 집값 등락 양상은 자치구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이른바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구와 강북구는 집값 지난 5월 대비 상승률이 각각 0.15%와 0.10%에 그쳤고, 도봉구는 0.04%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압도적 꼴찌였다.
반면, '강남 3구'로 통하는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상승률은 각각 0.46%와 0.76%, 0.67%였다.
'마용성'의 성동은 0.97%로 전체 자치구 중 상승률 으뜸이었고, 용산과 마포도 각각 0.62%와 0.54%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연말 대비 상승률은 노원구(-0.40%)와 도봉구(-0.58%) 및 강북구(-0.09%) 경우 모두 마이너스였다.
그러나 강남구와 서초구 및 송파구는 각각 0.63%와 0.90% 그리고 0.97%를,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는 각각 0.89%와 1.21%, 1.51%를 기록해 노도강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강북구 미아동 한 중개업자는 16일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면서도 "강남 3구 등에서 1억 원 오르면 이쪽은 1천만 원 정도 오르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이 중개업자는 "강남 3구 등 가격 상승 영향이 도달하는 데는 보통 한 달가량 걸리지만, 상승 중단 여파는 즉각적으로 미쳐 강북구 등은 가격 상승 기간도 짧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 키워드는 '극과 극'…'탈동조화 현상' 심화"
주택 유형에 따른 차이도 분명하다.
지난달 서울 집값은 전달보다 0.38% 올랐지만, 아파트로 한정하면 상승 폭은 0.56%로 한층 커진다. 연립주택 상승률은 0.12%에 그쳤다.
또,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값은 0.55%나 올랐지만, 연립주택 가격 상승률은 0.03%로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집값이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 3구와 마용성, 또 아파트에서 확실한 강세를 보이는 경향과 관련해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요즘 부동산시장 키워드는 '극과 극'"이라고 평가했다.
지역과 상품에 따라 집값 흐름이 다르게 나타나는 '탈동조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는 지방 미분양 물량 적체와 '빌라 전세 사기' 여파 등이 우선 꼽힌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다소 늘긴 했지만, 과거 초저금리 시기보다 줄어든 부동산시장 유입 자금과 삼사십 대 젊은 층의 부동산시장 적극 참여도 탈동조화 심화 요인"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부동산 투자 자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소위 '똘똘한 한 채'와 부동산시장 주도 세력으로 떠오른 삼사십 대 선호 지역 및 상품에 수요가 쏠린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