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울산지부는 11일 울산시교육청 입구 앞에서 조합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급식실 대체인력 문제를 당장 해결하라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학비노조 제공 사례 1. 울산 동구의 한 조리실무사 A씨는 새벽에 어머니 부고 소식을 들었다. 슬픔도 잠시. 자신의 조리실무를 대신할 대체인력을 스스로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몇 주 뒤 시어머니 마저 위급하다는 소식이 들렸다. 대체인력을 구하기 힘든 상황, 시어머니가 학교 방학 때까지만 버텨주시길 기도할 뿐이다.
사례 2. 조리사 B씨가 근무하는 울산 북구 한 중학교의 조리실무사는 총 3명. 조리실무사 한 명이 복통 때문에 출근을 못하게 됐다. B씨는 사방팔방 대체인력을 찾았지만 결국,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 그 날은 조리실무사 2명이 근무를 했다. 급식인원이 1천 명이 넘는 학교. 병가를 쓴 사람이나 남은 동료들이나 모두가 미안하고 불편한 하루였다.
사례 3. 북구 한 중학교에 있는 조리실무사 C씨. 급식 현장에서 20년을 일하고 보니, 손목터널증후근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학교 급식실에는 경험이 부족한 신규 조리실무사에 산업재해 대체인력들이 반 이상이다. 급식실 사정상 C씨는 방학 때 수술을 받자며 참고 버텼다. 그 사이 손목 상태는 더 나빠졌다. 수술을 하고도 완치가 어렵게 됐고, 후유증으로 1년을 고생했다. 제때 치료를 받지 않은 것에 후회만 남았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울산지부(이하 학비노조)는 11일 오후 울산시교육청 입구 앞에서 조합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급식실 대체인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학비노조는 "울산시교육청이 학교급식실 대체인력을 마련하겠다고 얘기한 지가 10년이 넘었다. 대체인력이 없어 급식실 종사자들은 병가나 연차휴가를 편하게 쓸 수 없는 게 현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급식실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종사자들에 대한 휴식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니 급식실에서 일 하겠다는 사람이 없다.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울산은 학교급식실 대체인력 시스템이 없어, 급식실 종사자들이 스스로 인력을 구해야 한다. 대체인력을 찾기 위해 150통의 전화를 돌렸다는 게 학비노조의 설명이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대체인력 운영방식을 보면, 인천과 경북, 전남, 전북, 충남, 충북, 강원, 제주는 거점학교에서 대체인력을 두고 있다.
세종과 경남은 학교지원센터와 교육지원별로 대체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대체인력 고용형태는 기간제나 무기계약이며 출장비도 지급한다.
하지만 울산을 비롯한 서울과 부산, 대전, 대구, 광주, 경기는 거점학교를 통한 대체인력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진 학비노조 울산지부 정책국장은 "코로나 당시 울산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거점학교 대체인력을 둬 주목 받았다. 그러나 1년만 운영하고 이후 불법파견이라는 이유로 2023년 중단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다른 시·도 교육청이 거점학교를 두고 대체인력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울산시교육청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소극적인 자세로 시간만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정책국장은 "당장 시급한 대체인력 확보는 미봉책이다. 학교 급식실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종사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고 처우 개선까지 나아가야지만 학교 급식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하반기까지 학교급식실 조리종사자 대체인력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안정적인 학교급식 운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