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이천수. 대한축구협회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가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했다.
이천수는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솔직히 백날 얘기하면 뭐하나. 얘기해도 바뀌지도 않는다"면서 "내가 '큰일 난다'고 예언하지 않았느냐"고 입을 열었다.
그는 "나는 그동안 (협회) 회장이 누구 하나 골라놓고 (감독을) 뽑았다고 해도 믿지 않았다"면서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만들어진 내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천수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홍)명보 형이나 (신)태용 형이면 나는 콜이다"라며 "그나마 국가대표 감독으로 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욕을 안 먹을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이후 실제로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자, 일각에서는 이천수가 이미 이 사실을 알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천수는 이에 대해 "내가 협회랑 사이가 이렇게 안 좋은데, 나는 지금 축구계의 왕따인데 누가 나한테 얘기해주냐"면서 "돌아가는 느낌이 국내 감독이 오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지 못할 거면 국내 감독을 빨리 선임했어야 한다"면서 "축구 팬들의 기대가 커지기 전에 했으면 이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축구가 장난이냐. 자기가 능력이 안 되면 그만둬야 하는데 그걸 못 하는, 또 또 그 사람을 선임하는, 그게 계속 이어지는, 후배가 한마디 하려고 하면 무시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천수 유튜브 채널 캡처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던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한 데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천수는 "선배들이 못났다. 축구인들이 좀 멋있게 늙어야 하는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주호 같은 후배가 나섰겠나. 난 진짜 주호한테 미안하다"면서 "선배가 해야 하 일을 후배가 하고 있으니, 얼마나 선배들이 못난 거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박주호를 걱정하며 "후배가 내부 고발까지 한 건데, 주호도 엄청 힘들어질 거다. 제2의 이천수가 될 것"이라며 "어떤 일이 있으면 또 목소리를 내달라고 할 거고, 축구계에 정착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2의 이천수가 되는 게 좋겠나, 나랑 상의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홍 감독은 줄곧 새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으나 명확히 거절의 뜻을 밝혀왔다. 현역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부인을 반대한 축구 팬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하지만 홍 감독이 돌연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 울산 팬들은 '통수', '배신자', '거짓말쟁이' 등 격한 반응을 보인다.
이천수는 실망한 울산 팬에 대해 "울산 얘기는 조심스럽다. 협회에서 잘하고 있던 감독에게 연락한 것 자체도 실수"라면서 "필요하긴 했어도 그건 우습게 본 거다. '울산보다는 우리가 위다'라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보 형이 그걸 준비하면서 팬들한테 절대 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한숨만 나온다"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