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총선 극우당 1당 유력…마크롱 '조기 레임덕'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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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총선 투표에서 극우정당 'RN' 득표율 1위
좌파 연합체 'NFP' 2위, 범여권 '앙상블' 3위
극우당 사상 첫 1위…여소야대, '동거정부' 임박
마크롱, 임기 3년 남겨두고 '조기 레임덕' 가능성↑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리더인 마린 르펜 의원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에냉보몽에서 총선 1차 투표 결과를 접하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리더인 마린 르펜 의원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에냉보몽에서 총선 1차 투표 결과를 접하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득표율 1위를 차지하면서 사상 처음 원내 다수당이 유력해졌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비롯한 범여권(앙상블)은 3위로 밀려나면서 참패했다. 집권 여당이 소수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른 '동거 정부'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극우 RN 33.2%, 좌파연합 NFP 28%, 범여권 앙상블 20%

1일 프랑스 내무부가 공식 발표한 1차 투표 결과 RN과 그 연대 세력은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다. 좌파 연합체 신민중전선(NFP)은 28%, 범여권 앙상블은 20%에 그쳤다.

일간 르피가로는 이런 최종 득표율을 기준으로 극우 세력이 전체 의석수 577석 중 240~270석, NFP는 180~200석, 앙상블은 60~90석을 차지할 걸로 전망했다.

지난 2022년 총선에서 이들 세 진영은 순서대로 89석, 131석, 245석을 얻은 바 있다. 2년 사이 마크롱 진영은 최대 4분의 1로 줄었고, 극우는 3배 가까이 세를 키우게 된 셈이다.

극우 정당은 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을 창당한 이래 52년 만에 처음으로 1당에 등극, 총리 배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프랑스 극우가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 이은 총선 승리로 주류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럽 내 우향우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가 목소리를 냈다. 유권자들이 마크롱 7년의 경멸적이고 부패한 권력을 끝내려는 열망을 명확한 투표로 보여줬다"며 "아직 승리가 아니다. 2차 투표가 결정적이다. 폭력적인 극좌 정당 손에 프랑스가 넘어가는 걸 막아달라"고 밝혔다.

또 르펜 의원은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를 총리로 임명할 수 있도록 RN을 절대 다수당으로 만들어달라고도 촉구했다.

NFP에 속한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가 "대통령에게 명백한 패배를 안겼다"며 2차 투표에서 RN에 맞설 유일한 대안은 NFP라며 표 결집을 호소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성명에서 "1차 투표의 높은 투표율은 이번 선거의 중요성과 정치적 상황을 명확히 하고자 하는 프랑스인의 열망"이라며 "2차 투표에서 RN에 맞서 민주적·공화적 결집이 필요한 때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리 공화국 광장에 모인 반극우 시위대. 연합뉴스파리 공화국 광장에 모인 반극우 시위대. 연합뉴스

극우 약진으로 뜨거운 관심, 투표율 19.2%p↑…내달 7일 2차 투표

이번 1차 총선 투표율은 66.7%로 직전 2022년 총선의 1차 투표율(47.5%)보다 19.2%p 높다. 극우의 약진과 마크롱 대통령의 전격적인 조기 총선 선언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는 총 76명의 당선이 결정됐다. RN을 비롯한 극우 진영 39명, NFP 32명, 범여권 2명, 공화당 1명, 기타 우파 2명이다.

총선 1차 투표에서 당선되려면 지역구 등록 유권자의 25% 이상, 당일 총 투표수의 50% 이상을 얻어야 한다.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등록 유권자 25% 기준을 충족한 후보가 많아 당선자가 많이 나왔다. 지난 총선의 1차 투표에선 이 기준을 넘기 어려워 당선된 이는 5명에 불과했다.

이날 당선자를 내지 못한 지역구에서는 내달 7일 2차 투표를 치른다.

2차 투표에는 1차 투표에서 등록 유권자 수의 12.5%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진출한다. 지역구에 따라 2차 진출한 후보가 3~4명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좌파 NFP와 범여권 앙상블에서는 RN의 집권을 막기 위해 당선 가능성이 낮은 후보자가 사퇴하는 '반극우 단일화'로 표를 몰아주자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2차 투표에서는 단순 최다 득표자가 당선된다.

'여소야대' 경우 '동거정부' 탄생…마크롱 '조기 레임덕' 가능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르투케파리플라주의 한 투표소에서 총선 1차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르투케파리플라주의 한 투표소에서 총선 1차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약 2차 투표 결과 RN이나 NFP가 1당을 차지해 '여소야대' 정국이 되면 프랑스에서는 27년 만에 역대 4번째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른 '동거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프랑스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혼합한 '이원집정부제'로,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 외교와 국방을 담당하며 총리와 각료 임명권, 비상권한 발동권, 의회 해산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총리는 정부 수반으로서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정부 활동을 지휘하며, 각료 제청권, 법안 발의권, 의회 소집권 등을 행사한다.

헌법상으로는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총리에 앉힐 수 있지만, 하원이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어 하원 다수당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총리를 임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여소야대 상황에선 야당 출신 총리를 임명할 수밖에 없다. 동거정부는 1958년 5공화국이 들어선 이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자크 시라크 총리(1986~1988), 미테랑 대통령-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1993~1995), 시라크 대통령-리오넬 조스팽 총리(1997~2002) 등 3차례 있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에서 지더라도 대통령직을 사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동거정부에선 본인이 추진하려던 각종 개혁안은 무산되거나 방향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이번 선거 결과가 가져올 당내 분열까지 고려하면 임기 절반이 남은 상황에서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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